청약통장 필요없고 계약금 내는 즉시 전매… 생숙, 아파트와 똑같아요?

[머니S리포트] “생숙을 아시나요?”(1) - 숙박시설 ‘생숙’, 불법 주택 전용 투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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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장기투숙형 숙박시설인 ‘생활숙박시설’(생숙)이 소위 현금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규정을 받아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빈틈을 이용, 투기자금이 몰리고 시행업자들은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계약금만 치르면 즉시 전매가 가능하고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투기에 병드는 피해자는 생숙을 이용해 보다 쉽게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실거주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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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필요없고 계약금 내는 즉시 전매… 생숙, 아파트와 똑같아요?
“생숙을 아시나요?”(1) - 숙박시설 ‘생숙’, 불법 주택 전용 투기판

[르포]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 10억대 분양가에 ‘단타’ 우르르
“생숙을 아시나요?”(2) - 불법 임대 단속 현실적으로 불가능

생활숙박시설은 일정 기간 머무를 곳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만든 장기투숙형 숙박시설이지만 취사시설을 포함했다. 주거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받을 수 있고 전매 제한이 없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생활숙박시설은 일정 기간 머무를 곳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만든 장기투숙형 숙박시설이지만 취사시설을 포함했다. 주거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받을 수 있고 전매 제한이 없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장기투숙 고객에게 임대 용도로 사용되던 레지던스가 ‘생활숙박시설’(생숙)이란 이름을 내세워 부동산가격 교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주거시설을 표방한 수익형부동산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데다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세금 중과는 물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까지 피할 수 있어 청약자금이 몰리자 건설업체는 이들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생숙은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 일정 기간 머무를 곳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만든 장기 투숙형 숙박시설이다. 이름 그대로 ‘숙박업’을 목적으로 짓지만 취사 시설을 포함했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규정을 받지만 주거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주택 대안상품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받을 수 있고 전매 제한이 없다 보니 ‘단기 매매’(단타)를 노린 투기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린다는 지적이다.


주거용으로 불법전용하니 분양가 ‘쑥쑥’


부동산 ‘사자 열풍’이 비규제지역을 넘어 비주거 부동산까지 확산되며 생숙은 엄연히 숙박시설임에도 각종 ‘꼼수’를 이용한 변종 주택으로 전락했다. 올들어 분양한 생숙들만 봐도 천문학적인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롯데건설이 부산 동구에서 선보인 ‘롯데캐슬 드메르’는 1221실 모집에 43만여건의 청약이 접수, 평균 3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8월 서울 마곡지구에 분양한 ‘롯데캐슬 르웨스트’ 역시 그 이상의 광풍을 일으키며 평균 657대1의 경쟁률로 전량 마감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시행업자들에게도 말 그대로 ‘환상적인 사업’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시행업자가 정하는 대로 가격이 산정돼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111㎡(이하 전용면적) 기준 분양가가 최고 20억9400만원에 책정됐다. 84~88㎡는 14억~17억원대에 이른다.

마곡지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봐도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84㎡ 최고가가 15억1000만원 수준으로 생숙 분양가가 더 높다. 일부의 경우 분양가를 올리기 위해 분양 시점을 늦추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도 있다.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 등 비주택 세금 규제 차이 /표=김영찬 기자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 등 비주택 세금 규제 차이 /표=김영찬 기자


규제 피한 비주택 공급 증가세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생숙 등 비주택 공급 물량의 증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서울시내에서 공급된 생숙 물량은 2257실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89.98% 급증했다.

생숙이 부동산시장 가격을 교란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생숙 분양 시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를 명시하도록 관련 건축법령을 개정, 지난 4월부터 시행했다. 법 시행 전 분양이 이미 완료됐거나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에 한해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2년 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분양된 생숙에 대해선 적발 시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정부는 각 지자체에 신규 생숙에 대해 ‘심의-허가-분양-사용승인’ 등 단계별로 주택 불법사용을 사전 차단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분양신고 수리를 검토할 때 ‘입주’라는 표현을 쓰지 않도록 공문도 보냈다. 입주라는 표현으로 인해 소비자가 자칫 주거용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일부 생숙이 ‘실거주 가능’이란 문구로 홍보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숙박업을 등록 후 세입자를 찾아 장기숙박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편법을 이용해 주택임대사업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공인중개사 A씨는 “장기숙박이란 용어로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 보니 위탁업체와 운영계약을 맺고 실거주, 전입신고하는 방법이 이용된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선 더욱 강력한 규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국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 단원을) 등은 생숙을 분양대상 건축물 자체에서 제외하고 회원권 형태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거용으로 불법전용하는 것을 아예 차단하고 설계 목적에 맞게 숙박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통과되면 공포 6개월 후 바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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