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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한컴) 토큰'으로 불린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 의혹으로 해당 토큰 관련자들이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선다. 아로와나 토큰의 기술 파트너인 박진홍 엑스탁 전 대표가 출석하는 가운데 김상철 한컴 회장이 해당 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실에 따르면 분산형 인센티브 지식 거래 시스템 '폴라리스쉐어'가 자사 암호화폐 '폴라(POLA)' 토큰을 2020년 11월19일 빗썸에 상장하자 폴라리스쉐어의 지분 5%를 보유한 정보기술(IT) 업체 '폴라리스오피스'(당시 인프라웨어)가 3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폴라 토큰 역시 상장 가격 대비 약 167배 상승(30원 상장, 최고가 5000원)하자 김상철 회장이 이를 계기로 연내 토큰 발행을 지시했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한컴은 금거래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을 대신해 글로벌하게 거래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상화폐에 주목하고 아로와나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2020년 12월 블록체인 전문가 박진홍씨(국감 소환 인물)를 영입해 기술 자문을 받았다.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는 당시 업계서 여러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었다. 엑스탁 코인은 2018년 코인빗 등 중소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했지만 백서에서 제시한 계획을 대부분 이행하지 못했다. 결국 엑스탁은 코인빗에서도 2020년 말 상장폐지됐고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한컴 토큰 사업의 핵심인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논란에 휘말리자 토큰 사업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이 커졌다. 이에 토큰 발행사 아로와나 테크는 급하게 그를 일종의 사업 계획서인 '백서'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아로와나 토큰은 한컴 계열사 '한컴위드'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4월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하자마자 급등했다. 30분 만에 1075배(10만 7500%) 뛰며 5만3800원에 거래됐다. 이후 가격이 급락해 투자자들 사이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특정 세력의 시세 조작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가상화폐 전문가는 "가격이 폭등한 배경에는 인위적인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기대 의원실에 따르면 김상철 회장이 보유한 아로와나 토큰은 4.5억개로 추산된다. 해당 토큰은 빗썸에 상장될 당시 시가 총액 225억원(50원x4.5억개)이었지만 상장 당일 시가 총액이 24조2100억원(5만3800원x4.5억개)으로 치솟기도 했다. 이로써 김 회장이 얻은 이득은 수 백억원에서 수 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기대 의원실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상장한 뒤 가격이 폭등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김상철 회장 측이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아로와나재단 관계자는 "아로와나 토큰은 상장 당시 에어드랍으로 유통시킨 150만개, 위탁판매사에 지급된 850만개 외에는 지갑에 그대로 있었고 재단에서 유통한 물량이 없었기 때문에 '가격이 폭등했으니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며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각 계열사 간 플랫폼 구축이나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서, 관계사 정관이나 계약서 등에 의하여 토큰의 유통으로 임직원이 개인적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제도화되어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로와나 토큰 발행 등과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녹취록에는 아로와나 토큰 실소유주를 김 회장으로 하는 이면계약이 있었고, 김 회장이 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회장이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박 전 대표와 상의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관련 의혹들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