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에 고금리 예금 상품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박슬기 기자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에 고금리 예금 상품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박슬기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증권사, '랩·신탁' 변칙운용 수면 위… CP금리 상승 불안
②'짬짜미' 랩·신탁 운용에... 카드채 금리 더 오른다
③고금리 예금만기 줄줄이 다가오자… 4%대 재등장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5% 가까이 치솟았던 은행권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가 이달부터 차례로 다가온다. 은행권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 4%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을 내놓으며 다시 수신금리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연 4%대 금리(만기 1년 기준)의 정기예금 상품이 잇따라 재등장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과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금리가 연 4.20%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로 집계됐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3일부터 만기 12개월 이상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3.8%에서 연 4.0%로 0.2%포인트 올렸다.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가 4%대로 올라선 것은 올 1월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이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최대 가입금액 제한은 없다. 특히 첫 가입 고객, 카드이용실적 등 조건 없이 누구나 가입만 하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4%대로 올라왔다. KB국민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KB 스타 정기예금'은 4.05%의 금리를,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 그밀도 4.0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이 4%대 정기예금을 가장 많이 공급했다.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과 'IM스마트예금'이 각각 4.05%, 4.00%의 금리를 제공 중이며 BNK부산은행의 '더(The)특판 정기예금(연 4.00%)' 등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4%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행운박스예금과 전북은행의 JB 다이렉트예금통장 금리는 각각 연 4.00%씩, 제주은행의 제주드림(Dream) 정기예금 금리는 연 4.10%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전체 수신금리도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년 이상 2년 미만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올 4월 3.52%를 기록하다 올 5월 3.61%, 6월 3.77%, 7월 3.81%로 다시 오르고 있다.

앞서 9월28일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된 이후 해당 금리는 지난해 10월 4.52%에서 11월 4.96%까지 치솟은 바 있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9~11월 유입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규모가 약 11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8월 말 864조9571억원에서 같은해 11월 말 981조6323억원으로 3개월 사이 116조6752억원 늘었다.

이중 은행의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8월 말 484조2100억원에서 12월 말 528조8300억원으로 늘었다. 9~12월 4개월 동안 44조5200억원 유입된 셈이다.

당시 유입된 정기예금의 만기가 이달부터 돌아올 것으로 예상돼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이탈한 뭉칫돈을 유치하기 위해 2금융권에선 이미 고금리 예적금 특판 경쟁이 시작됐다.

금안새마을금고와 원광새마을금고에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5.55%, 월배새마을금고에선 연 5.50%인 상품을 판매 중이다. 내당천신협지점 역시 5.00%의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 중이다.

이같은 수신금리 경쟁은 은행채 금리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 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코픽스(COFIX)도 올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여기에 은행들은 채권 발행을 늘리게 돼 대출금리의 준거가 되는 은행채 금리 상승 압력도 커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