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A씨가 18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3.8.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A씨가 18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3.8.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신모씨(27)의 단골 병원이 경찰 압수수색 이후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A의원은 지난달 16일 마약류 오남용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이튿날 원내 폐쇄회로(CC)TV 기록 일부를 삭제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삭제 대상에는 사건 전 신씨가 병원에 방문한 날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의원 측이 압수수색 당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병원 내 CCTV가 제외된 것을 이용해 다음 날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A의원의 기록 삭제 사실을 파악하고 교체 전 사용한 하드디스크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병원 측으로부터 해당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 받아 삭제된 영상을 복원해 분석 중이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의원은 신씨가 피부 시술을 위해 자주 방문한 곳으로 신씨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해 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한편 신씨는 지난달 18일 구속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신씨가 피부탄력개선 시술을 받는 것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회 투약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지난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신씨를 구속기소했다. 중고차 딜러인 신씨는 과거 마약 범죄 전력이 두 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