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3개월 만에 혼인 신고한 남편이 알고 보니 도박 중독자인데다 폭행까지 가해 결국 이혼했다는 여성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이 남편을 소개해 준 30년지기 친구는 "네가 멍청하다"며 되레 피해 여성을 탓하고 있다.
지난 1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40대 여성 A씨는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 날 30년지기 친구로부터 '같이 밥 먹자'는 연락을 받았다. A씨가 친구를 만나러 간 자리엔 처음 보는 50대 남성도 함께 있었다.
자녀 없이 이혼한 경험이 있던 A씨는 '돌싱'이었던 남성과 급격하게 친해졌다. 당시 남성은 첫 만남부터 "내 나이가 돌려 말 안 하겠다. 나는 당신이 좋다"고 A씨에게 고백하기도 했다. 이후 연락을 이어오던 두 사람. A씨는 새벽에 아팠을 때 남성이 곧바로 달려와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심했다. 남성은 "우리 서로 책임질 수 있는 나이 아니냐"면서 혼인신고를 재촉했고, 이들은 교제 3개월 만에 부부가 됐다.
혼인신고를 마친 다음 날, A씨는 남편으로부터 "재산 내역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받았다. A씨는 법적인 부부이니 숨기지 말자는 생각에 "아파트 한 채, 피시방 2개 가지고 있다. 현금도 조금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남편은 "나 땡잡았네"라며 기뻐했더니 "6년 전 거의 왕래가 없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약 2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고 지금까지 내가 1억5000만원을 갚았다". 당신 사업에 피해가 가지 않게 내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게 어떠냐"라고 제안했다.
A씨는 "상속 포기도 가능했던 상황인데 끝까지 빚을 갚으려는 남편의 모습에 책임감 있게 느껴져서 결국 제가 5000만원을 대신 갚아줬다"고 전했다. 그런데 A씨는 신혼생활 중 또 다른 벽을 마주했다. 그는 "남편이 혼인신고하고 나서 일도 안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1시간 동안 나오질 않더라. 변비가 심하다는데 불륜이 의심됐다"며 "남편이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확인해 보니 인터넷 도박을 하고 있었다. 남편은 '실제 돈 아니고 가상 머니'라고 거짓말을 이어갔다. 제가 갚아준 돈도 도박 빚 같다"고 분노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편은 틈만 나면 A씨에게 돈을 빌려달라며 대출까지 받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시어머니 역시 "유치장에서 나온 네 신랑, 돈도 없는데 차비라도 좀 줘라"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참다못한 A씨는 남편을 소개해 준 30년지기를 찾아가 따졌다. 그러자 친구는 "네 남편 전과 5범인 거 몰랐냐. 강도, 여성 폭행, 도박 전력 있고 최근에도 붙잡힌 적 있다. 넌 늘 일만 하니까 하루 웃고 즐기라고 술자리를 만든 거지, 교제하거나 혼인신고 하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다. 네가 멍청해서 그렇다"고 반박했다.
A씨는 "다른 동창들 통해서 들었는데, 30년지기 역시 도박에 손을 댄다는 소문이 있다. 이 친구가 도대체 왜 나한테 남편을 소개해 준 건지 여러 의심이 든다"며 "남편이 1000만원 주면 깔끔하게 헤어주겠다고 하길래 얽히기 싫어서 들어주고 이혼했다"고 토로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결국 합의 이혼한 것 같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남자가 이런 사람인 걸 미리 알았다면 혼인 안 했을 것 같다. 이거는 사실 혼인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