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방산 및 우주항공 ETF의 수익률이 가낭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강지호 기자

지난 일주일 동안 방산 및 우주항공 ETF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가 상장 추진을 공식화하며 관련 종목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주식형 ETF 가운데 방산과 우주항공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기간 PLUS 우주항공&UAM은 9.37%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TIGER K방산&우주가 6.22% ▲SOL K방산 6.06% ▲KODEX K방산TOP10은 5.88%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1.64% 상승에 그쳤다.


이 배경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항공주 주가 상승이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8일 4만835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12일에는 5만3100원까지 올라 9.82%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는 4.65%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6% 상승했다.

이들 주가는 금요일에 크게 오른 공통점이 있다. 주 후반부터 미국 스페이스X의 상장 추진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 주가는 12일 하루에만 10.51%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6.31% 올랐고 한국항공우주 역시 5.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코스피가 1.85% 내리는 하락장에도 한화시스템은 0.75% 하락에 그쳤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간 급등으로 인해 이날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며 5.52% 급락했다.

스페이스X CFO, 2026년 IPO 계획 공개…업계 "항공 우주 관련 기업 투자 심리 자극했다"

업계는 항공 우주 관련 종목과 ETF가 상승세를 나타낸 것에 대해 스페이스X의 상장 추진 발표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봤다. 사진은 11월29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되는 경기기후위성 1호기를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사진제공=스페이스X

1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은 브렛 존슨 스페이스X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지난 12일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2026년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신규 및 기존 투자자와 회사가 내부 주주로부터 최대 25억60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수할 것임도 밝혔다. 주당 421달러의 가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기업가치는 최대 8000억달러(약 1182조원)에 달한다.


존슨 CFO는 서한에서 "2026년에 IPO를 준비하고 있고 상장 시점과 기업가치 등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면서도 "시장 여건이 허락한다면 이를 훌륭히 수행해내며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같은 스페이스X의 상장 소식에 더해 최근 주도주가 뚜렷하지 않은 시황으로 인해 우주항공 분야가 관심을 받았다고 봤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항공우주 관련 기업에 몰렸다는 것이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스페이스X 상장 추진에 더해 최근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소식 등이 우주항공 종목 관심을 이끌었다"면서 "특히 반도체주가 주춤한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투자자들이 우주항공 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의현 본부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더해 세아베스틸지주, 스피어, 에이치브이엠, 쎄트렉아이 등이 최근 힘을 받았다"면서 "발사체와 인공위성, 나아가 우주산업용 특수 합금 생산업체 등 우주항공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이 상승세를 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에이치브이엠은 10.21% 세아베스틸지주는 9.39% 상승 마감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이사는 "스페이스X 상장이 예상보다 당겨지면서 높은 밸류에이션 기대감으로 우주 관련 테마가 크게 부각됐다"면서 "우주항공 기술은 방산의 가장 하이엔드 기술의 집약체로 방산 장비 정밀도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기대감을 방산 전체로 섣불리 확대하기보다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별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스페이스X 효과' 차후 영향 분석은 엇갈려…'꾸준한 투심 자극' vs '아직 모든게 불확실'

스페이스X 상장 효과가 단기적으로 항공우주 종목 및 ETF에 줄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렸다. 사진은 스페이스X의 8번째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로이터

'스페이스X 효과'가 차후 우주항공 종목 및 ETF에 줄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렸다. 스페이스X가 2026년부터 IPO를 추진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관련 소식이 지속해서 투자 심리를 개선할 것이란 예측과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공존했다.

정의현 본부장은 지속적인 관련 소식이 관련 종목과 ETF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2026년 IPO가 예정된 만큼 지속적으로 관련 뉴스가 투자 심리를 꾸준히 높여줄 것"이라며 "주식 시장은 호재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스페이스X의 상장이 연 단위로 걸리더라도 그림이 구체화될 때마다 주가도 한발 먼저 단계별 소식을 반영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수민 이사도 스페이스X 상장이 산업 전체의 성장을 자극할 것이라 봤다. 그는 "우주산업은 아직 대표기업이 부재해 방향성이 모호한 측면이 컸다"면서 "스페이스X가 발사부터 위성통신, 데이터서비스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성한 만큼 산업의 가치 산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역시 "회사의 상장 일정과 가치평가 구체화가 주식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은총 한화자산운용 ETF 운용팀 매니저는 "현재 스페이스X는 상업용 우주 발사와 스타링크 서비스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면서 "다만 회사는 IPO를 통해 우주 내 AI 데이터 센터 등 현재로서는 시장성이 불투명한 미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IPO 의사를 밝혔을 뿐 실현 여부와 상장 시기, 예상 기업가치 등은 매우 불확실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성장을 예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