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誤字) 아니야?"
지난 6월 4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 호텔을 오픈하며 개최한 기자간담회. 취재진들 사이에서 조그만 논란이 일었다. 바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 호텔 오픈을 기념해 8월31일까지 선보이는 1박 패키지의 가격에 관해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
이날 호텔 측이 제공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벤트 기간 디럭스 룸 1박 패키지(2인용 조식, 반얀트리 스파 등 포함) 40만2000원부터, 디럭스 스위트 60만2000원부터, 프리미어 스위트 80만2000원부터 등 단계별로 가격이 약 20만원씩 뛰는 구조였다. 이에 가장 마지막에 제시된 최고가 룸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언뜻 100만원선으로 이해한 경우가 많았지만, '1박 1000만원'은 오자가 아니었다.
과연 하룻밤에 1000만원이나 되는 룸은 어떻게 꾸며졌을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그 비밀스런 방의 문을 열어보았다. 실제 투숙은 아니지만 눈이 황홀한 호사스런 호텔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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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프라이빗한 휴양 호텔
'남산을 병풍으로 두른 고요한 휴양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호텔은 건축가 김수근이 디자인한 타워호텔을 리모델링해 개장한 곳이다. 골격은 그대로 타워호텔을 유지하지 하고 있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됐다.
단적으로 그 변화는 호텔의 객실 수에서 한눈에 확인된다. 타워호텔 시절 218개에 달하던 객실이 리모델링 이후에는 30여 개로 확 줄어들었다. 층은 총 21층. 그만큼 넓직넓직한 스위트룸이 들어섰다는 것. 호텔 측은 "1개층에 최대 4개의 객실밖에 없어 프라이빗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자 엘리베이터조차 '낯선 이방인'의 출입을 호락하게 허락하지 않았다. "룸 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설명에 호텔 직원의 안내를 차분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1박 1000만원 초고가 룸 '국빈급' 객실
드디어 도착한 18층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남산의 모습에 탄성이 나온다. 룸 전체의 벽면이 모두 통유리로 돼 있어 어디서든 고요한 남산과 서울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은은한 무채색 계열로 격조를 살린 룸은 동양의 다섯 가지 요소인 물, 불, 금속, 나무, 흙의 이미지를 살려 디자인했다고 한다.
복층으로 디자인된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은 단 2개(각각 280㎡과 315㎡ 규모). 고위직 외국인이나 기업인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우선 룸 안으로 들어서면 첫 눈에 들어오는 플런지풀(미니 수영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국내 호텔에서는 보기 어려운 플런지풀이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1층에는 미니 바와 회의시설이 갖춰진 거실도 있다.
복층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올라가면 마스터룸과 게스트룸이 각각 양편으로 배치돼 있고, 사우나 시설은 물론 스파를 받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반얀트리 스파는 오늘날 반얀트리의 명성을 있게 해준 자랑거리. 반얀트리 스파 아카데미의 모든 테라피스트는 태국 푸켓의 반얀트리 스파 아카데미에서 최소 300시간 이상 엄격한 교육을 이수했다. 안내 직원은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에는 스파 시설이 있기 때문에 룸에서 직접 고품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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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으로 나오면 호텔 투숙객과 클럽 멤버들만 이용할 수 있는 야외시설을 만날 수 있다. 붐비지 않아 상류층이 조용한 휴가를 보내기에 제격일 듯 했다. 호텔에서 만난 한 20대 아가씨는 "이곳(호텔)은 밖의 세상과 동떨어진 곳 같다"고 표현했다.
'디 오아시스'라 불리는 야외 수영장은 반얀트리 야외시설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 가족용 베드와 다이닝 테이블, 별도 개인 수영장이 있는 '카바나'가 특히 볼거리다. 굳이 넓은 풀에 가지 않고도 가족이나 연인끼리 전용 수영장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특별해보인다. 카바나 안에서 음식과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이외에도 사우나, 실내와 옥상 체육관, 골프 레인지, 테니스 코트, 풋살장(축구장)과 클럽 멤버만을 위한 레스토랑, 바 시설 등이 곳곳에서 VVIP고객들의 여유로운 휴식을 도와준다. 시설 뿐아니라 프로그램도 특급. 테니스코트에서는 이형택 선수의 코치를 받을 수 있고, 풋살장에서는 홍명보 축구 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축구 교실이 운영된다.
이곳은 여느 특급호텔들과 달리 회원제(개인 회원권 1억3000만원, 부부 회원권 1억8500만원)로 운영되는고급 클럽. 그러나 호텔 투숙 기간에는 누구나 클럽 멤버와 동일한 대우를 받으며 모든 클럽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오픈 후 보름이 지나지않아 7~8월 성수기 예약의 절반 가량이 채워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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