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음악은 철저히 상업성을 배제했다.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을 하면 그뿐이었다. 현재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푸른 곰팡이’라는 이름으로 옛 하나음악 뮤지션들이 하나 둘 모이고 있다. 지난 1일 홍익대 앞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을 앞둔 조동희, 오소영 두 음악인을 만나 하나음악의 추억을 좇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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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오빠는 항상 하나음악을 단순한 집단이 아닌 정신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하나음악에서 활동하던 가수 겸 작사가 조동희 씨의 말이다. 그는 포크가수 조동진·동익 형제의 동생이기도 하다.
조동희 씨는 “그토록 고집스럽고 가난한 집단이 없었다”며 “조동진이나 장필순 같은 거장이거나 신인 가수거나 하나음악에서는 차별 없이 똑같이 벌고 똑같이 나눴다”고 회상했다.
오소영 씨는 “따로 섭외비가 없이도 우리 안에서는 보컬이 필요하다면 가서 노래를 해주고, 기타 반주가 필요하면 기타를 쳐 주곤 했다”며 “마치 두레처럼 서로 도와가며 함께 음악을 해왔다”고 말했다. 돈 없이도 이들의 음악은 항상 최고였다. 모두 일류 아티스트들이기 때문이다. 목소리와 기타는 이들의 가장 큰 재산이었다.
여전히 푸른 곰팡이를 동경하는 음악인들이 많다. 인터뷰에 동석한 허성혁 씨(전 시니즈 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그중 하나다. 현재 푸른 곰팡이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허씨는 자신을 관리자 격이라고 소개했다. 허씨는 “하나음악은 음악인에게는 유토피아와 같은 곳”이라며 “결성 때부터 현재까지 음악인들의 이상향이다”고 말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음악인들의 유토피아는 바로 언제나 음악이 중심인 곳이다. 허씨는 “진실된 음악을 위해 모든 게 희생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음악인들은 세상의 형식, 체면 같은 것을 모두 던질 수 있는 삶과 환경을 꿈꾼다”고 말했다.
허씨는 오소영이 다시 앨범을 낼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고, 다른 하나음악 출신 가수들에게도 자신의 녹음실을 오픈하며 길을 열었다. 허씨의 녹음실로 예전의 음악인들이 다시 모이자 하나음악의 부활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동희 씨는 7월 미니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고 오소영 씨는 내년을 목표로 앨범 작업 중이다.
이들과 함께 조동진, 조동익, 장필순 등 한국 포크계의 거장들이 다시 대중들 앞에 설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이들의 합류에 대해 묻자 “조만간”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들이 다시 뭉쳐 음악 유토피아를 만들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