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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애플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호실적과 더불어 곧 출시할 것이라 알려진 아이폰6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한때 혁신의 상징 가운데 하나였던 '전기차' 또한 마찬가지다. 1800년대 등장했던 전기차는 한때 세계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많이 팔리기도 했지만 어느순간부터 자동차시장에서 사라졌다.
1920년대에 텍사스에서 원유가 발견되며 휘발유와 내연기관 차량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했고, 여기에 더불어 내연기관 차량이 고성능화되며 전기차가 설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테슬라가 등장하며 활짝 열어젖힌 전기차 시대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도 완전히 식지는 않았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6월 전기차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관련 특허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년간 24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 및 등록한 테슬라가 시장활성화를 위해 자신들의 재산을 세상에 풀어놓은 것.
이에 대해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특허개방 영향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은 선순환 구조에 이어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확실하게 열렸다고 말하려면 인프라 구축 등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한때 많은 눈길을 받았던 전기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은 식어가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각국의 에너지 및 환경 관련 규제 등을 감안하면 이전과는 다른, 전기차의 미래가 환하게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거품은 빠졌다… 중국 기대감 높아
전기차 관련주가 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혁신을 접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언제나 같다. 환호하다가 실망한다"면서 "이는 주식시장에서 ‘버블(거품)’과 ‘붕괴’가 나타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관련주들의 주가 패턴도 동일했다"면서 "대장주인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2009년 PBR(주가순자산비율) 0.9배였으나 2011년에는 4.5배까지 올랐다. 이후 GM Volt(볼트,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의 판매가 저조하게 되면서 주가의 ‘거품’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거품이 빠지면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진리다. 그렇다면 하반기에는 전기차 관련주를 다시 봐도 되는 것일까.
이 애널리스트는 "그렇다"고 설명한다. 중국의 공격적인 친환경차 보급정책으로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전기차 열풍이 다시 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중국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기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대책 중 핵심이 전기차 보급이라는 점은 시장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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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50만대의 전기차를, 2020년까지는 누적으로 5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약 1000억위안(한화 약 16조617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이 지난해 3만3000여대 수준에서 2020년에는 65만대로 약 2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국가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도시화와 고밀도화가 높은 주거 환경으로 장거리 이동보다는 단거리 이동이 많은 중국은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 부품주 중 배터리 관련주 전망 '활짝'
전기차가 앞으로 전망이 밝다면, 문제는 수혜주다. 단순한 기대감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된 '옥석'은 어떤 것이 있을까.
KB투자증권 투자정보팀은 앞으로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업체들과 전기차 관련 부품 업체들의 실적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 관련 부품 업체들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말 베이징을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한 테슬라는 올 2분기 1300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테슬라의 올해 상반기 출하량이 7546대임을 감안하면 중국의 비중이 적지 않다.
KB투자증권 투자정보팀은 관련주로 우리산업, 우수AMS, 일진머티리얼즈, 후성, 삼성SDI, LG화학 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응주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전기차 열풍이 분다면 LG화학을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LG화학은 지난 6월 중국 3대 완성차 업체(일기/장안/상해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15년부터는 중대형 전지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흑자 전환에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태다.
정원석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장에서 구동의 핵심이 되는 2차전지 업체에 주목해야한다"며 "특히 안전성과 원가 절감 능력, 고용량 에너지 저장 기술을 필요로 하는 리튬 이온(Li-ion) 전지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가진 삼성SDI와 LG화학은 이미 경쟁 업체들에 비해 앞서 나가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소재업체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전기차용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관련 중대형 이차전지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 리튬 2차전지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임은 분명하다.
허나 현재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 중 전해질과 양극재를 제외하고는 소재의 국산화율은 20%에도 못미치는 상황.
정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2차전지 소재 개발, 생산 등을 영위하는 업체(가치 사슬, Value Chain) 중 소재 수입을 대체시키는 업체인 포스코켐텍을 비롯, 전기차 및 ESS 시장 성장으로 매출처를 다각화시키려는 일진머티리얼즈 등에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