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미아 연무장
드라미아 연무장


데이트로 떠나는 여행의 제 1 조건은 무엇일까. 사진 찍기 좋게 장소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여자 친구가 제일 아름답게 담겨야 한다. 구경을 하든, 체험을 하든, 꿈을 나누든 추억 하나를 더하며 사진까지 예쁘게 남을 곳으로 떠나본다.

◆카메라에 최적화된 드라미아

‘드라미아’는 MBC 드라마의 야외 세트다. 요즘은 이곳에서 ‘야경꾼일지’ 촬영이 한창이다. 그동안 ‘기황후’, ‘대장금’, ‘선덕여왕’, ‘동이’, ‘주몽’ 등 한류사극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그 때문인지 이곳에 가면 외국인 관광객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어떻게들 알고 왔는지 단체에서 개인까지 하지원, 이서진, 송일국, 이영애 등 한류스타의 흔적을 찾느라 시끌시끌하다.

물론 이곳에 있는 것들은 다 가짜다. 그렇지만 복원을 참 잘해 놓았다. 분명히 우리 역사에 있었지만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건축, 생활양식, 도성, 마을 등을 고증해 다시 만들어 놓았다. 예를 들어 ‘연무장’ 같은 경우 사극에 단골로 등장하는 무술액션이 이뤄지는 곳이다. 앞에는 왕의 자리가 있고 일반관람석이 양 옆으로 있으며 사각의 운동장 안에는 과녁과 무기를 놓는 곳이 있고 곳곳에 깃발이 펄럭인다.

한편, 익숙치 않은 조선 이전이나 북방의 건축양식도 찾아볼 수 있다. 무기를 만드는 곳, 옹기 가마, 혜민서, 포청과 옥사 등 우리나라 어딘가에 비슷한 것이 있거나 아예 없어진 모습들을 복원했다. ‘가짜’라고 무시하기엔 볼거리가 많고 공부도 된다.

무엇보다 좋은 건 사진이다. 여긴 야외 세트, 즉 촬영을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들이 카메라에 담기 좋게 자로 잰 듯이 배치돼 있다. 너무 크거나 작아서 또는 각도가 안 좋아서 사진 찍기에 실패할 일은 없다. 볼품없는 것이 시야를 가리지도 않는다. 왕비의 처소로 설정된 곳은 아기자기한 곡선의 아름다움이 있고, 저잣거리는 복잡한 듯 하면서도 사진을 찍을 만한 포인트가 있다. 드라마 촬영 후 소품들도 치우지 않고 적당히 남겨둬서 힘들지 않게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사진 찍기 바빠서 시간이 급히 가는 곳이다.


 

농도원목장
농도원목장
농도원목장_건초주기
농도원목장_건초주기

◆순수한 추억을 만드는 농도원 목장

동화책에서 봤던가? 이곳 어딘가에서 하이디가 걸어나올 것 같다. 푸른 언덕에 얼룩무늬 젖소가 풀을 뜯고, 그림 같은 집에 중년의 부부가 산다. 집 앞에는 어김없이 큰 개 한 마리가 수문장 역할을 한다. 초원을 배경으로는 트랙터 하나가 쉼 없이 움직이는데 이곳 농도원목장이 자랑하는 체험용 트랙터다. 여행자를 태우고 천천히 목장을 돌며 ‘90마력의 힘’을 보여준다. 체험학습을 나온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재잘재잘거리고 코스모스는 한들한들 목장의 가을을 알린다.

농도원목장은 전통 낙농목장으로 1952년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농장 중 하나다. 그동안 수많은 농촌지도자를 길러내며 ‘가나안 농군학교’를 탄생시켰고 1973년부터는 젖소를 사육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젖소만 키우는 목장이라 누렁소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젖소는 몸무게가 600~800kg인데 하루에 우유를 30kg이나 생산한다고 한다. 엄청난 무게에 엄청난 생산량이다. 제때에 젖을 짜주지 않으면 소들은 젖몸살이 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 젖소만큼의 사람이 있어야 하나? 목장의 모습은 한가로운데 목장 일은 참 고되 보인다. 그래서 이곳에는 사람이 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로봇착유기가 대신 해준다. 몇해 전부터는 우유 소비를 목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여행자는 깨끗하고 예쁜 소를 택해 직접 젖 짜기를 해 볼 수도 있고 건초도 줘 보고 치즈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체험하는 동안 선생님들로부터 목장과 젖소, 우유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롭다. 그 때문인지 이젠 연간 3만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목장에 온 김에 치즈 만들기 정도 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체험 과목은 스트링치즈 만들기. 두사람이 양 끝에서 치즈를 잡고 쭉쭉 늘려준다. 수타면을 뽑는 것 같기도 하고 엿을 늘리는 것 같기도 하다. 늘리고 접고 늘리고 접고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스트링치즈가 완성되는데, 치즈를 길게 찢으면 결을 따라 닭고기처럼 쫄깃한 탄성을 느낄 수 있다. 드디어 완성! 비스켓 위에 올려 까나페를 만들고 와인 한잔을 곁들여 먹으면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


법륜사 대웅전
법륜사 대웅전
유등 띄우기
유등 띄우기

◆예쁜 꿈을 나누는 법륜사

용인에는 예쁜 절이 하나 있다. ‘법륜사’라는 이름의 사찰이 전국에 몇개 있는데, 이곳 용인시 처인구 법륜사에는 비구니 스님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대웅전의 모습이 특이하다. 일반 사찰이 일(一)자형으로 웅장하게 지어졌다면, 법륜사 대웅전은 아(亞)자 모양으로 사방 대칭을 이루고 있다. 대웅전 안의 대리석 기둥 또한 다른 절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고, 불상도 화려하면서 친근하다. 마찬가지로 범종각도 대웅전과 비슷한 형태다. 고찰의 느낌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곳곳에 사진 찍을 게 많다.

법륜사는 템플스테이로도 유명하다. 템플스테이의 주제는 꿈이다. 학생과 청춘은 물론 100세시대를 맞은 어르신에게도 꿈은 인생의 원동력이다. 그래서 이곳의 템플스테이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저녁 예불 전에는 범종을 쳐서 소원을 퍼트리고, 캄캄한 밤이 되면 연지에 유등을 띄워 꿈을 기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소중한 꿈을 꺼내 놓고 마음을 실어 보내고 ‘인증샷’도 놓치지 않는다.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사진은 생활이 됐다. 그러니 사진 찍기 좋은 여행지가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여행자가 예쁜 사진만큼 예쁜 추억, 예쁜 사랑하기를 기원하며 유등을 띄워 본다.


● 여행 정보

< 용인 드라미아 가는 법 >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죽양대로 - 근곡사거리에서 ‘안성, 백암’ 방면으로 우회전 - 325번 지방도 - ‘안성, 장평리’ 방면으로 우측방향 - 백암로 201번길 - 수양교사거리에서 우회전 - 백암로 185번길 - 백암교사거리에서 우회전 - 근창로 - ‘용인MBC드라미아’ 방면으로 우회전 – 용천로

[대중교통]
수원역 - 매산시장 정류장까지 도보이동 - 10번 승차 - 백암터미널 하차 - 백암터미널 건너편 하나로약국에서 드라미아 행 시내버스 105번 탑승
운행문의: 031-251-3721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드라미아: 검색어 ‘드라미아’, ‘MBC 드라미아’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778-1
농도원목장: 검색어 ‘농도원목장’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542-1
법륜사: 검색어 ‘법륜사’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 243-2

< 여행지 주요 정보 >
용인 문화동산 MBC 드라미아
(평일) (02)789-1674, (주말 및 공휴일) 031-337-3241 / http://withmbc.imbc.com/dramia/main
운영시간: (3~10월) 오전 9시 ~ 오후 6시 / (11~2월) 오전 9시 ~ 오후 5시
입장료: 성인 7000원 / 중·고등학생 6000원 / 만4세~초등학생 5000원
의상체험실: 드라마주인공 의상 2만원 / 등장인물 포토존 2만원 / 한국 전통의상 1만5000원

농도원목장
031-321-0445 / http://www.nongdo.co.kr
체험비: 어른 2만5000원 / 어린이 2만2000원

법륜사
031-332-5703 / http://www.beomnyunsa.or.kr
템플스테이: 성인 6만~14만원 / 초·중고생 3만~7만원
템플스테이 문의: 010-6766-8700

< 음식 >
백암제일식당: 백암순대로 유명한 백암리 식당이다. 순대국은 진한 국물에 순대와 고기가 푸짐하여 지역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맛집이다. 백암 장날인 매 1일과 6일에는 빈자리 찾기가 어렵다.
모듬순대 1만5000원 / 백암순대 1만3000원 / 순대국 7000원
031-332-4608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암리 449-2

거기곱창: 곱창 마니아에게 소문난 맛집이다. 곱창을 구울 때 가장자리에 빵을 깔아 기름기를 빨아들이고 염통과 소 생간이 서비스로 나와 신선함을 어필한다.
소곱창 1만7000원 / 염통구이 1만원 / 돼지막창 1만원 / 날치알쌈 1만7000원
031-335-9255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324-2

< 숙소 >
세모난나무 펜션: 삼각형 텐트처럼 생긴 독채형 팬션으로 오닉스 스파와 유럽형 테라스 수영장 등 시설이 좋다.
예약문의: 070-8967-2808
http://www.semonamu.com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영문리 14-1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