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의 맞수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올해도 두 손보사는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이 전체 지표에서 조금 앞섰지만 동부화재가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두 회사가 어떤 영업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언제든 순위변동이 가능하다.

여전히 ‘부동의 2위’ 현대해상이 2위를 지키는 가운데 최근 동부화재의 공격적인 행보가 손보업계 판도를 바꿀 태세다. 동부화재는 동부캐피탈을 품고 이를 활용해 베트남시장에 진출한다. 앞서 현대해상은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 합병했다. 올해 양사의 자존심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매출’ 현대 vs ‘수익성’ 동부

모든 지표에서 두 회사의 격차는 근소하다. 우선 총자산 규모와 매출액은 현대해상이 앞선다. 지난해 11월 기준 현대해상의 총자산은 26조8863억원, 동부화재는 26조6192억원이다. 두 회사의 자산규모 차이는 2671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액도 현대해상이 동부화재보다 한발 앞선 상황. 지난해 1~11월 현대해상의 원수보험료는 10조1773억원으로 동부화재(9조7213억원)보다 2560억원 많다.


그러나 수익성부문에서는 동부화재가 우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부화재의 당기순이익은 4073억2500만원으로 현대해상(2180억2800만원)보다 높다. 영업이익 역시 동부화재(5472억6300만원)가 현대해상(3375억1000만원)보다 우월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화재, 현대해상 /사진=머니위크 DB
동부화재, 현대해상 /사진=머니위크 DB

건전성부문도 동부화재가 두각을 나타냈다. 동부화재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46%를 기록한 반면 현대해상은 192.91%에 그쳤다. RBC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보험금 지급에 차질이 없는지를 측정하는 비율이다.
손해율은 두 회사 모두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현대해상 104.0%, 동부화재 99.9%로 집계됐다.

경영행보도 비슷하다. 우선 현대해상은 자회사였던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 통합했다.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해 자산규모 확대와 수익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동부화재 역시 동부캐피탈을 품고 사업 다각화, 지주사 전환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저금리로 인한 대안투자수단 마련으로 두 회사 모두 글로벌시장을 택했다. 특히 동부화재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동부화재는 동부캐피탈 지분인수(50.02%)를 계기로 할부금융 역량을 활용해 동남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손보사인 PTI를 인수했다. 동부화재는 PTI의 지분 37.32%를 인수해 1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지보험사의 지분을 인수해 베트남시장에 진출한 것은 동부화재가 처음이다. 동부화재는 베트남시장을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캐피탈을 인수한 후 할부금융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베트남시장 진출로 자산규모가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회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부화재는 괌·하와이를 포함해 미국 캘리포니아·뉴욕 등에 지점을 갖췄다. 지난 2013년에는 중국 충칭시 안청손보사 지분투자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대해상 역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무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현재 미국 뉴저지(법인·지점)와 영국 런던(법인), 중국 베이징(법인·사무소)·상하이(사무소), 싱가포르(법인), 일본 도쿄(지점), 베트남 호찌민(사무소)에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험서비스 및 해외부동산 투자확대 등 신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해상은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 사무소 신설과 관련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아직 검토단계”라고 말했다.

현대 vs 동부, 손보 '2등 싸움' 혼전 양상
◆ 업계 “올해 동부화재 2위” 예상

손보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안에 동부화재가 현대해상을 앞설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를 공동 2위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하다”며 “하지만 올해 동부화재가 현대해상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손익개선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하이카다이렉트 통합에 따른 온라인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효율적 통합 인가 추진 및 통합 이후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어느 곳이든 구조적으로 적자상태라서 하이카다이렉트를 통해 당장 더 큰 수익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안정성을 강화해 손해율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화재 역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순환출자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동부)그룹의 리스크가 동부화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내실경영을 통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