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이 4일(현지시각)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에 촬영된 브로드컴 로고와 컴퓨터 마더보드. /사진=로이터

월가의 대표적 AI(인공지능) 수혜주 브로드컴이 4일(현지시각)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칩과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설계·개발하는 미국의 글로벌 기술 기업이다.

브로드컴이 이날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59억6000만달러(약 22조192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158억3000만달러(약 22조116억원))를 상회한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69달러(약 2349.94원)를 기록해 예상치(1.65달러(약 2294원))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41억4000만달러(약 5조7558억원·주당 0.85달러(약 1181.76원))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지식재산권(IP)을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한 45억달러(약 6조2572억원) 규모의 세금 부담 탓에 18억80000만달러(약 3조61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AI(인공지능) 관련 제품 수요 확대의 영향이 있다. 혹 탄 브로드컴 CEO(최고경영자)는 실적 보도자료에서 "브로드컴은 맞춤형 AI 가속기와 네트워킹, (2023년에 인수한) VM웨어의 지속적인 강세로 회계연도 3분기에 기록적인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우량 고객으로부터 100억달러(약 13조9010억원)의 AI 주문을 받았다"며 "이 주문으로 2026 회계연도에 AI 매출액이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향후 매출 전망도 견조했다. 브로드컴은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74억달러(약 24조1877억원)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70억달러(약 23조6283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회사 측은 4분기 AI 매출이 62억달러(약 8조6173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서 브로드컴은 4.26% 급등한 319.15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정규장에서도 1.23%로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브로드컴에 대한 긍정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은 AI 산업 내에서 가장 폭넓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며 "현재 주요 트렌드인 ASIC(주문형 반도체), Scale-up(SUE·스케일업), Scale-Out(UEC·스케일아웃)뿐만 아니라 차세대 기술인 CPO(Co-Packaged Optic)까지 빠지는 분야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의 성장 속 세부 분야들 간 시너지를 감안한다면 브로드컴이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은 엔비디아와 AMD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은 실적 호조의 주요 원인으로 네 번째 신규 고객의 양산 전환을 언급했다"며 "내년 AI 반도체 솔루션 부문의 실적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50~60%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확보돼 있는 100억달러 이상의 주문이 내년 2분기 매출로 인식될 것이라고 언급됐기 때문에 AI 반도체 솔루션 매출액이 올해 2분기 52억달러(약 7조2306억원)에서 내년 2분기에는 약 100억 달러로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가속기 시장은 추론 시장의 성장과 함께 ASIC 산업의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