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건 부회장(왼쪽),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왼쪽),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화장발이 통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 56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2.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8740억원으로 2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매출 4조6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5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압도하는 분위기지만 화장품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LG생활건강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부문은 매출 1조9560억원, 영업이익 27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16.8% 성장했다.

◆ ‘요우커’ 효과… 중국법인도 ‘날갯짓’

그 배경에는 요우커 효과가 컸다. 실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판매 채널 중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인 것은 바로 면세점 매출이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2996억원으로 지난 2013년 980억원과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면세 채널도 중국인 고객수가 203%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설화수, 헤라와 더불어 신규 브랜드 아이오페의 면세점 진출로 매출 고성장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중국법인도 매출 성장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1395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3.3%, 344.7% 성장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법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43% 성장하며 고성장을 달성했다. 단순히 한국 면세점의 성장이 아니라 해외 성장성이 높아지며 브랜드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청신호로 풀이된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 모두 화장품 사업의 경쟁력과 더불어 중국인 수혜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면세점에서 해외 브랜드로 확장하는 선순환 성장 구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달미 IM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부터는 면세점 부문의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고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사업도 30%대 성장률 유지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 공격행보 가속… 새로운 시장 경쟁 예고

이러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서 회장과 차 부회장의 공격 행보도 한 층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전략 방향성을 ‘Global Beauty & Personal Care Company’로 전환해 중국 사업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차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시장의 규모, 성장성, 사업여건을 고려하여 중국 및 중화권 국가를 최우선 목표 시장으로 설정하고 집중 육성해 나가고 향후 미국 및 일본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 역시 올 초 신년사에서 “2020년까지 매출 12조 원, 해외 사업 비중 50%로 글로벌 톱 5에 오르겠다”면서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디지털·로드숍 채널에 부응하기 위해 멀티 채널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양사는 지난해 실적 호조를 넘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자의 전략을 펼치며 새로운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