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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자에게 증권사가 판매하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추천한다. 랩어카운트는 ‘포장하다’라는 뜻의 랩(Wrap)과 ‘계좌’(account)의 합성어다. 투자자가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각종 주식, 펀드, 채권 등의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로 보면 된다.
◆ 랩어카운트에 몰리는 사람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월 말 80만2087명이던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 수는 올 2월 말 118만3449명으로 급증했다. 누적 계약자산도 같은 기간 57조원에서 74조원으로 뛰어오르는 등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다.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를 홍보할 때 ‘맞춤형상품’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투자자 개인의 성향에 맞춘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바꿔 말하면 그만큼 상품이 다양하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똑같은 상품에 가입해도 수익률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투자전문가가 내 자산을 운용해준다는 점에서 펀드와 비슷한 면도 있다. 다만 펀드는 정해진 방향대로 투자하는 반면 랩어카운트는 투자자와 상담을 통해 개별 포트폴리오로 자산을 관리해준다. 1대 1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최소가입금액이 1000만원을 넘기는 상품이 대다수다. 최근에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 랩어카운트도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랩어카운트는 자산운용방식에 따라 크게 자문형과 일임형으로 나뉜다. 자문형은 전문금융자산관리사(Financing Planner)가 고객에게 자산관리상담을 해줄 뿐 직접 매수나 매도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자문형 랩은 2%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투자자와의 의견 조율을 통해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는 형태다. 투자자로서는 자산을 맡기기만 하면 되는 상품이어서 증권사와 투자전문가의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펀드처럼 수익률이나 위험을 비교하기 힘든 만큼 믿을만한 증권사를 몇군데 돌아다니며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펀드에 투자해 2000만원 이상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자는 랩어카운트로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행 세법상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과세대상으로 분류돼 26.4~41.8%의 세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해외주식랩을 운용하는 투자자는 기본공제로 연 250만원을 공제받고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세 22%만 부과하면 되는 이득을 누릴 수 있다.
◆ 다양한 종류의 랩 상품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POP UMA’라는 랩상품을 출시해 1년도 안된 기간 동안 1조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상품의 6개월 평균 잔고 수익률은 8.73%다. 11개월 이상 된 계좌는 11.57%의 수익률을 보이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안정적인 투자로 5~10%의 수익률을 추가하는 ‘아임유랩-고배당주’ 상품을 내놨다. 상장기업 중 예상배당수익률이 4% 이상으로 추정되는 종목 40개를 추려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고배당주는 주가가 상승하지 않더라도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보다 높아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평생 관리받는 적립식 랩’을 선보였다.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위원회에서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를 적립식으로 투자해 위험까지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이다. 최소 가입금액도 20만원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