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음식을 다 먹어보는 게 목표예요.”
1인 미디어방송 BJ 밴쯔(본명 정만수·26)의 말이다. 그는 먹는 방송(먹방)으로 ‘핫’한 인물을 꼽을 때 빠질 수 없는 대표 BJ다.
밴쯔는 차분하면서도 잘 먹는 아프리카TV ‘먹방’ BJ로 요즘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햄버거 10개를 5분 만에 초토화시키고 MBC <무한도전>에서 식신 정준하가 실패한 하와이 팬케이크를 혼자 가볍게 먹어 치운다. 지난 6월엔 아프리카TV의 또 다른 유명 BJ 철구와 먹방 대결에서 승리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혼자 먹는데 매달 지출하는 식비만 300만~500만원대다. 대식가라는 말 외엔 더 이상 추가설명은 생략해야 할 듯. 굳이 첨언하자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그와 먹방 배틀에 나설 ‘위’ 큰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단순히 많이 먹는 게 그의 인기비결인 걸까. 단순히 많이 먹는 데 초점을 두고 방송했다면 지금처럼 이름을 알리긴 힘들었을 터. 진짜 비결은 어떤 메뉴든 ‘맛있게 먹는다’는 점이다.
침착한 모습으로 ‘쩝쩝’거리지 않고 국물 한방울까지 말끔히 비워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입 안에 가득 고인 군침을 ‘꼴딱’ 삼키게 된다. 그리고 방송을 본 시청자 입에선 동시다발적으로 “참 맛있게 먹네”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꾸준한 자기관리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비결로 꼽힌다. 그는 일반인이 엄두도 내지 못할 4~5인분을 한끼에 후딱 해치우는데 신기하게도 살이 안찐다. 키 177.7cm, 몸무게는 70kg 내외다. 게다가 배에 왕(王)자 복근까지 또렷히 새겨져 있어 누나 팬들의 눈을 호강시킨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사람들에겐 ‘얄미운 존재’로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들이 더 열광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여성시청자들은 그의 먹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다이어트를 포기한 어떤 이들은 밴쯔가 먹는 음식을 그 다음날 점심, 저녁식사 메뉴로 선택하기도 한다고.
훈훈한 외모에 깔끔하게 음식을 먹고 덤으로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가진 BJ 스타 밴쯔. 수천, 수만명의 시청자를 몰고 다니는 진짜 비결이 무엇인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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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4~5인분 ‘뚝딱’… 체중관리는 ‘운동’
- BJ계의 ‘핫’한 인물로 꼽힌다. 유명해진 계기가 있다면.
▶아프리카TV에서 먹방 BJ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27일이다. 특별한 계기보다는 2년여간 꾸준히 방송을 했더니 시청자들이 알아보기 시작했고 지금은 팬들도 생겼다. 아직은 유명하다거나 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햄버거 10개를 먹으면서 먹방 대결 신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후 달라진 게 있나.
▶그 뒤로 먹방 대결하라고 보채는 사람도, 도전하는 사람도 없어졌다.(웃음) 나에게 먹방이란 시청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콘텐츠의 소재다. 대결로 이기기 위해 방송을 시작한 게 아니다. 물론 가끔 친한 형이나 동생들과 콘텐츠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먹방 대결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사람과 대결하는 것은 어떤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 많이 먹는 비결이 있나. 식비도 만만찮을 것 같은데.
▶가족 내력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먹는 것을 좋아했다. 전세계 음식을 다 먹어 보는 게 목표다. 한달 식비는 월 300만~500만원이다. 여기에는 방송을 위해 준비한 음식 외에도 음료 등이 포함된다.
- 쇼핑몰도 운영한다고 들었다. 먹방과 쇼핑몰로 억대 연봉을 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 아니다. 수입은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우리 직업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직장인처럼 일정하게 연봉을 받는 시스템이 아니다. 시청자가 보내준 별풍선에 따라 그날그날 수입이 달라진다. 방송을 처음 시작했을 땐 1년 정도 식비를 마련하기 위해 막일과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식비를 지출해도 적자를 보지 않는 정도로 번다. 연봉이 1억원이 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루머다.
- 살은 안찌나.
▶평소 닭가슴살을 끼니 때마다 먹으며 체중과 몸을 관리한다. 가족과 친구, 학교에서 밥을 먹을 때 나는 주로 닭가슴살만 먹는다. 운동은 유산소운동을 3~5시간씩 두번, 웨이트는 1~2시간씩 하루에 총 6~10시간가량 한다. 혼자 운동할 땐 퍼스널트레이닝(PT)을 한다. 다만 PT는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필요할 때 수시로 한다. 운동 덕분인지 많이 먹어도 몸은 매우 건강하다.
- 하루 일정이 궁금하다. 방송은 매일 하나.
▶오전에 눈을 뜨면 운동을 하고 낮에 주로 쇼핑몰 관리 등 개인적인 업무를 본다. 또 비즈니스를 위해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많다. 방송 직전 운동을 하고 방송이 끝나면 또 운동을 하고 잠자는 게 일과다. 방송은 평일 오후 9시부터 11시 사이에 하는데 가끔 낮에 랜덤으로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개인적인 스케줄로 방송을 못할 때도 가끔 있는데 가급적 매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주말엔 쉬는 날이 많다.
- 방송을 위해 필요한 카메라와 기타 장비는 지원받나.
▶장비는 모두 개인이 직접 구매한다. 다만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끔 타 방송사 장비를 이용하기도 한다.
- 힘든 일도 많을 것 같다.
▶행복했던 일이 많아서 힘든 것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매일매일 나와 함께 소통하는 시청자가 있다는 게 항상 인상적이고 신기하다.
- 앞으로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나.
▶생방송을 매일 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특별할 때도, 평범할 때도 있다. 시청자가 실시간 혹은 유튜브 댓글로 주는 피드백을 통해 어떻게 먹어야 그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바로 여기서 내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먹는 방식에서의 특별함’이 나오는 것 같다. 톡톡 튀는 특별한 방송보다는 매일 편하게 보는 옆집 형, 동생, 오빠처럼 친근한 방송인이 되고 싶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