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승용차 판매는 전체 소매판매의 10.1%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와 고용규모가 큰 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개소세 인하가 연간 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소비자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연간 성장률을 상승시키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기자 역시 이런 회의론에 동감한다. 지인의 사례를 통해 이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축구경기가 있을 때면 가게 매출이 최소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월 단위로 끊어서 매출을 살펴보면 월드컵 경기가 있는 달은 다른 달에 비해 30%가량만 매출이 증가했을 뿐이다. 더욱이 1년 단위로 분석하면 월드컵이 치러지지 않았던 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유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가계사정에 맞춰 기간과 금액을 정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치킨을 먹은 다음날 다시 치킨을 시키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인의 치킨가게는 월드컵 경기가 치러진 다음날엔 평상시보다 매출이 떨어졌다.
물론 자동차와 치킨을 놓고 경제적 관점에서의 시장논리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가격도 비교가 불가능하고 가계에 미치는 영향 등도 비교하기 힘들다. 하지만 소비자의 소비심리와 패턴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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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노후하거나 싫증이 나 내년에 바꾸려고 계획했던 소비자라면 일정을 조금 앞당겨 올해 구매하겠지만 대신 내년에 구매하는 고객 수는 예정보다 줄어들 것이다. 또 현재 자가용이 없는 이들이 이번 개소세 인하를 기회 삼아 차량을 구매한다고 해도 이는 미래의 잠재고객을 앞당겨 유치한 결과일 뿐이다.
자동차업체는 개소세 인하 영향으로 지금 당장은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지금처럼 판매할 수 있을까. 정부는 3년 전에도 개소세 인하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이후로 연간 성장률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당국에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