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AD 주행사진.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신형 아반떼 AD 주행사진.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많은 인터넷 자동차 게시판에서 ‘아반떼’는 ‘아방이’로 통한다.

최근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는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자동차들의 애칭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방이가 60%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친근한 애칭으로 불릴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차라는 것이다. 그만큼 관심도 높다.
그도 그럴것이 아반떼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중 얼마 되지 않는 ‘텐밀리언셀러’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젊은이들의 ‘첫 차’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며 지난 5세대 MD모델은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러한 인기는 신모델 출시와 함께 더해졌다. 지난달 출시된 신형 6세대 아반떼AD는 1달만에 국내시장에서 1만대가 넘게 팔리며 출시 첫달만에 월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2013년 이후 월 1만대를 판매한 차량은 쏘나타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기자가 시승한 아반떼AD 1.6GDI 모델은 말 그대로 무난했다. 특별한 장점이 있지는 않더라도 전반적인 성능은 만족스럽다. 큰 장점은 누구에게는 큰 단점이 되게 마련,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슈퍼노말’ 표방하는 ‘미니 제네시스’

현대차는 아반떼AD의 표어로 ‘슈퍼노말’(Super Normal)을 내걸었다. 평범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미학을 뜻한다. 기존 타겟층인 2030 젊은 층 뿐 아니라 전 연령이 소화할 수 있는 차량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는 디자인에서 완연히 드러난다. 혹자들은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 세단에 적용되고 있는 패밀리룩 디자인을 두고 ‘전 차종의 제네시스화’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현대차가 자사의 디자인 철학이라 표방한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이 제네시스에 이어 쏘나타LF, 그리고 아반떼AD 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반떼AD 역시 플루이딕 스컬프쳐 1.0이 적용된 전작 MD보다 제네시스에 가까운 모습이다. 전면부에 선명하고 큼직하게 적용된 육각형 헥사고날 그릴이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며 낮아진 헤드램프와 L자 형태의 안개등은 전작에 비해 인상을 강렬하게 만든다.

측면에서 보면 낮아진 헤드램프가 높은 테일램프와 대조돼 더욱 눈에 띄며 쿠페형태의 루프라인과 어우러져 스포티한 인상을 완성한다. 개인적으로 측면부의 변화가 가장 마음에 든다. 후면부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고 기존 MD를 깔끔하게 다듬었다. 전반적으로 다소 화려했던 MD모델에 비해 차분해졌다.

내부도 화려하거나 고급스럽다기 보다는 차분하고 단정한 이미지다.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크롬라인과 정갈하게 늘어선 버튼, 8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들의 조화는 실내공간을 더 넓어보이게 만들어 마치 쏘나타 내부에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전반적인 공간활용도 뛰어났지만 뒷좌석의 헤드룸은 뒤로 떨어지는 루프라인으로 인해 전작에 비해 다소 낮게 느껴진다. 트렁크 공간은 MD와 큰 차이는 없다. 준중형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달리기보다는 안정‧편안함 추구


아반떼 AD를 시승하며 전작대비 달리기 능력이 확연히 향상됐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다만 주행의 안정감만은 대폭 증가했다. 주행능력도 ‘슈퍼노말’을 추구한 듯 하다.

아반떼AD 1.6GDI의 수치상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kg‧m으로 아반떼 MD 1.6GDI에 비해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주행의 안정감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진보했다.

저속 주행에서는 기존의 MD모델과 큰 차이점을 느낄 순 없다. 정숙성이 강화된 정도다. 현대차는 중저속 토크가 보강되고 변속기와의 조화가 향상돼 중저속에서의 가속감을 향상시켰다고 말했지만 이 부분은 딱히 체감할 수 없었다. 그래도 아반떼MD 역시 도심주행에서는 나무랄 바 없는 주행능력을 제공했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

다만 고속주행 안정감에 있어서는 확실히 진보된 능력을 선보인다. 차체강성이 높아진 것이 하나의 이유인데, 현대차는 무게는 10% 가벼우면서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차체 전체의 53%에 적용하고 구조용 접착제 사용을 40배 이상 늘렸다고 밝힌 바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준중형답지 않게 묵직한 가속을 보인다. 가속능력은 이전모델과 큰 차이는 없지만 차체 흔들림과 소음이 덜해 운전자가 체감하는 가속감은 오히려 떨어진다. 디젤 모델처럼 치고나가는 맛은 없지만 주행에 스트레스를 줄 정도는 아니다. 다만 5단에서 6단 변속시점이 다소 느리게 느껴졌다.

이전 아반떼MD는 시속 120km정도를 넘으면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AD의 경우 중형차와 같은 안정감이 느껴진다. 차체 떨림도 적고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 상태가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뒤틀리거나 울렁이는 느낌은 없었다.

스티어링휠의 저속과 고속에서 차이가 큰 편이다. 스포츠 모드로 셋팅하면 더욱 묵직해져 제법 믿음직스럽다. 가장 눈에 띄는 발전은 브레이크다. 흔히 준중형차에서 브레이크는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인데 밟기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감도다. 높은 속도에서도 강하게 밟으면 금세 멈추고 이를 수차례 반복해도 밀림은 없었다.

100여km를 운행하고 확인한 연비는 12.7km/ℓ. 도심구간에서는 정체가 있었고 80km정도 운행한 고속도로에서는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 급정거를 반복한 점을 고려하면 훌륭하다.

기자가 시승한 1.6GDi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가격은 2125만원이다. 하지만 기본 트림인 스타일의 경우 1384만원이고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스마트키 등 인기사양으로 구성된 스마트 트림(1754만원)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