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질주하는 동안 옆에서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던 코스닥시장이 긴 잠에서 깨어나려 꿈틀댄다. 코스피 대형사의 이익이 코스닥시장으로 흘러들어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지수가 언제 다시 용솟음칠지 주목한다.

이에 <머니S>는 손세훈 NH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오탁근 미래에셋대우 투자정보팀 선임매니저,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등 3인의 코스닥 전문가에게 시장현황과 전망, 앞으로의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이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닥지수 예상치 상단 평균은 693.34다. 630선에서 움직이는 현재 코스닥지수에서 1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왼쪽부터)오탁근 미래에셋대우 투자정보팀 선임매니저,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손세훈 NH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오탁근 미래에셋대우 투자정보팀 선임매니저,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손세훈 NH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사진제공=각 사

◆코스피 ‘쏠림현상’, 코스닥 눌렀다
최근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세 애널리스트는 ‘쏠림현상’을 지목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정보기술)업종과 철강 등의 산업재업종이 대세를 주도하면서 시가총액 규모가 큰 종목이 많이 포진한 코스피시장으로 수급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투자자가 코스피에 집중하는 이유는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5.7% 급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8.35%, 25.4% 늘었다. 반면 전체 코스닥 상장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시현했지만 순이익은 1.25%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손세훈 팀장은 “글로벌경기 회복과 같은 대외변수가 대형주의 양호한 실적의 기반이 됐기 때문에 코스피시장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며 “코스닥시장은 거시환경보다 이슈와 정부정책 등에 좌우되는 경향이 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자리 정책→기업 실적… 코스닥 ‘상승’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의 실업률 대책이 코스닥의 상승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가장 강력한 공약이 일자리정책인 만큼 실업률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정부 지원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중소기업이 결국 유의미한 실적 증가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탁근 선임매니저는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 향상이 가시화돼야 투자자도 관심을 갖고 코스닥 종목이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며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많은 IT업체들의 실적 개선세가 확연해질수록 상승동력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진흥책이 구체적으로 시행돼야 투자자 심리도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을 주문했다.

문재인정부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코스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코스닥은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이후 700선을 내줬고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이 다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문선 팀장은 “사드의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면 여행·면세점·화장품 등의 업종이 반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게인2000 코스닥] 예상치 700 육박…

◆기술적·상대적 ‘저평가’ 종목 매수하라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코스닥이 상승하려면 정책효과가 반영돼 기업실적이 나오고 중국에서 한한령 해지 등의 행동이 나타나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매수 시점은 전문가마다 달랐다. 먼저 손 팀장은 기술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된 구간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기적 매수 신호는 주가가 5일 이동평균선(일정기간 동안의 주가를 산술평균한 값을 연결한 선)을 밑돌 때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 말부터 코스닥지수는 5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장기적으로는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할 때 매력적인 가격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오 매니저는 차트상이 아닌 실적대비 저평가된 종목은 지금 사도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방산업 호조에 따라 높은 실적 달성이 예상되는 반도체장비주, 소재주에 적극 관심 가질 것을 권했다. 반면 최 팀장은 현재 흐름을 탄 대형주의 실적 모멘텀이 약화되는 오는 7월이 코스닥 매수시기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산업 봐야”

전문가들의 코스닥 투자전략은 한마디로 ‘장기방향성에 투자하라’로 압축된다. 코스피시장보다 종목 수는 많지만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를 넘나드는 소형주가 많고 유통주식도 부족하기 때문에 작은 외부요인에도 크게 흔들리는 게 코스닥시장이다. 오 팀장은 “결국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주식들은 제 가격을 찾아가기 마련”이라며 “긴 안목으로 종목을 찾아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에 투자하는 만큼 미래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손 팀장은 앞으로 산업계는 4차 산업혁명의 성패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정책적 뒷받침까지 받아 실질적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또 최 팀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의 대기업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산업의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에게 장비와 부품을 파는 협력업체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