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도 노이다에 위치한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깍듯이 영접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현 정부 출범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9일 뉴델리 인근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있는 삼성전자 휴대폰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인도 내 최대의 휴대폰 공장으로 기존 12만㎡의 부지에 운영 중이던 공장을 24만㎡로 확장한 것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행사장에 미리 도착해 있다가 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차례로 맞았다. 먼저 도착한 모디 총리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나눈 이 부회장은 곧이어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앞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이 부회장이 고개를 90도가량 수차례 숙이며 3~4차례 인사를 했고, 행사장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바로 뒤에 따라 붙으며 준공식장소로 안내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노이다 공장을 한껏 추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제 노이다 공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이 됐다. 인도와 한국 국민들이 거는 기대도 그만큼 더 커졌다"며 "노이다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2년 연속 브랜드 신뢰도 1위로 그동안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께서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며 "오늘 임직원 여러분이 인도 국민과 함께 흘리고 있는 땀은 양국의 우정과 번영의 역사에 커다란 성취로 기록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오늘 준공한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 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부와 삼성의 관계가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그간 삼성과 거리를 둬왔다. 취임 이후 삼성의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만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주요거점인 인도와 베트남에서 최대 투자 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만큼 더이상 '삼성 패싱'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경제정책에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삼성의 추가적인 투자 발표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 고위 관계자나 문 대통령을 만난 기업들이 잇따라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밝혔던 것처럼 삼성도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