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과 40대 수행원이 한국행 여객기에서 여승무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오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과 40대 수행원이 한국행 여객기에서 여승무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몽골 헌법재판소장이 한국행 비행기에서 국내 항공사 여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그가 면책특권이 있음을 주장하자 경찰은 확인도 하지 않고 풀어줬다가 외교부의 유권해석을 받고 뒤늦게 신병을 확보해 재조사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성추행 혐의로 오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내에서 여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뒤 외교관 면책 대상을 주장하며 풀려났지만 ‘사실이 아님’이 확인돼 다시 경찰에 임의 동행해 조사를 받았다.

도르지 소장일행은 지난달 31일 몽골 울란바토르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에서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수행원도 다른 여승무원의 어깨를 감사는 등 추행한 혐의로 인천공항 경찰단에 입건됐다. 당시 이들은 술은 마셨지만 만취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도르지 소장은 당시 경찰에 “나는 몽골 헌법재판소장이다”고 신분을 밝힌 뒤 외교관 여권증을 보여주며 외교관 면책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단 도르지 소장을 석방하고 1일 오전 외교부에 도르지 소장이 외교관 면책대상에 해당하는지 문의했다.

외교관 면책 특권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라 외교관의 신분상의 안정을 위해 (외교관 사건)접수국의 민사 및 형사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되는 특권을 말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1일 오후 외교부로부터 도르지 소장이 외교관 면책 대상이 아님을 최종 확인하고 사건 담당 부서를 인천공항경찰단에서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로 옮겨 도르지 소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도르지 소장은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행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인천공항에서 대기 중인 상태였다. 이후 경찰은 도르지 소장을 임의동행한 뒤 1차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몽골 대사관 측에서도 외교관 면책 대상임을 주장하면서 석방을 요구해왔다”며 “해당 사안이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다 늦은 시간 소장과 대사관 측 주장에 대해 확인이 어려워 다음날 우리 측 외교부를 통해 외교관 면책 대상이 아님을 확인하고 임의동행해 1차 조사를 마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르지 소장에 대해 이달 중 재수사 일정을 잡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