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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그니처올레 8K TV / 사진=LG전자 |
韓 선점한 8K TV시장에 中·日가세 경쟁 본격화 전망
올해 이어 환경·디자인 등 ‘뉴라이프 가전’ 강세 예상2020년이 다가오면서 새해 가전업계를 관통할 키워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가전업계는 글로벌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혁신제품과 프리미엄 기술력으로 새로운 성장활로를 찾는 데 매진했다. 내년에도 비슷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전업계는 글로벌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층 치열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불붙는 ‘8K TV’시장
내년 TV시장은 ‘8K’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제품이 앞서 출시된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의 맹추격이 예상되기 때문. 특히 일본이 내년 도쿄올림픽을 8K 생중계로 방송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이 콘텐츠 확장에 나서는 만큼 내년은 8K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글로벌 8K TV시장은 태동단계에 불과하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8K 판매대수는 16만7000대로, 점유율이 0.1%에 그칠 전망이다. 따라서 시장 형성 초기단계에서 얼마나 입지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각 업체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주도권을 잡은 건 삼성전자다. 8K TV는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일본기업 샤프가 2017년 8K LCD TV를 최초로 상용화하며 포문을 열었지만 시장 안착에는 실패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QLED 8K’ TV 65형·75형·82형·85형 4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올 3월 98·82·75·65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입지를 빠르게 확대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금액기준 올 3분기 글로벌 8K TV시장 점유율 87.9%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7월 ‘LG 시그니처 OLED TV’(모델명: OLED88Z9K)를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출시하며 8K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한 8K TV를 선보이는 것은 LG전자가 세계 최초다.
중국과 일본업체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 TCL은 지난 10월 말 ‘8K QLED TV’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시판에 돌입했으며 일본 소니는 지난 6월 북미시장에 8K LCD TV 98·85형 2종을 출시했다. 이외에 스카이워스·창홍·하이얼·하이센스·콩카 등도 조만간 8K TV를 출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과 LG전자는 초대형·초고화질의 프리미엄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반면 중국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각 업체별 내년도 8K TV 전략은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뉴라이프 가전 성장 어디까지
‘뉴라이프 가전’도 2020년 가전업계가 주목할 분야다. 뉴라이프 가전이란 소비자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이다. 기존에는 없던 신가전으로 블루오션을 개척하거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퍼플오션을 창출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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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 / 사진=삼성전자 |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LG전자의 오브제가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는 백색, 그레이색으로만 점철된 냉장고에 다양한 컬러를 더하고 제품을 모듈화해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설치가 가능하도록 한 제품이다. LG전자 오브제는 가구와 가전을 결합한 형태로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원룸과 같은 좁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설치하기 좋다. 비스포크나 오브제는 홈퍼니싱 등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새로운 소비습관에 맞춘 제품들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환경가전도 올해에 이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환경이슈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제품에 꾸준히 지갑을 열고 있어서다.
이외에 소비자들의 가사노동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등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기세척기의 경우 최근 국내시장에서 SK매직, LG전자 등 국내가전업체 외에도 독일 밀레,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 외산 가전업체들까지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형태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가전수요가 증가하면서 필수가전의 카테고리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통상 제품의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가 넘으면 필수가전으로 본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향상과 높은 삶의 질 요구, 워라밸 세대 등장, 가격보다는 제품을 소유함으로써 얻어지는 만족감과 가치소비 등과 같은 변화가 반영돼 뉴라이프 가전 및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구매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뉴라이프 가전은 집안일을 보조하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필수가전의 영역으로 편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3호(2019년 12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