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에서 '박사'로 통하는 운영자 조주빈. /사진=장동규 기자
텔레그램 n번방에서 '박사'로 통하는 운영자 조주빈. /사진=장동규 기자
조주빈을 포함한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들이 촬영했던 영상물 등이 '유품'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상물은 채팅방 내에 압축파일 형태로 저장돼 사실상 웹하드나 클라우드 서버처럼 운영되고 있다.
3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해당 유품방 링크는 n번방 사용자들이 음담패설을 주고받던 일부 텔레그램 채팅방에 뿌려졌다.

해당 링크를 타고 들어가자 충격적인 이름이 붙은 압축파일이 연이어 게재됐다. 이 방에서 확인된 파일만 모두 230여개, 용량도 20~30메가바이트부터 최대 1.5기가바이트까지 다양했다.


해당 채팅방에는 압축파일 사이사이에 해당 영상을 이미지로 복사한 일종의 스크린숏도 함께 공유됐다. 앳된 얼굴에 교복을 입은 모습과 함께 입에 담기 어려운 모습의 아동·청소년 성인물 등이 포함됐고, 일부는 신상이 드러날 수 있는 페이스북 등 SNS도 있었다.

소위 '유품방'이라 불리는 텔레그램 내 채팅방. /사진=뉴스1 황덕현 기자
소위 '유품방'이라 불리는 텔레그램 내 채팅방. /사진=뉴스1 황덕현 기자
2~3분 뒤 앞서 링크가 공개됐던 채팅방의 대화내용은 일시에 사라졌다. 매체는 이에 대해 각 채팅방 운영자가 임의로 삭제한 것인지, 유품방 운영자가 자신의 대화를 지운 것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유품방에는 '저는 텔레그램 신변보호 악화로 이만 접습니다. 이번주 목요일 경찰수사 과정에서 텔레그램 대화, n번방 보유 흔적이 발견되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고, 곧 빵(교도소)에 갈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운영자의 말과 상관없이 유품방의 인원은 31일 낮 1시 기준 240여명까지 증가했고, 파일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조회한 횟수도 최대 500회 가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이런 일련의 범죄를 인지, 인터폴 등과 국제 공조해 텔레그램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회의 등이 연기돼 일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인터폴 화상 회의 추진을 건의하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유료회원 등의 추적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중개 업체 등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확인 중이다. 31일까지 모두 3명의 유료방 회원이 자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