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기표를 하려다 기표소를 나와 투표관리관에게 비밀보장 등의 조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자 관계자가 기표소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기표를 하려다 기표소를 나와 투표관리관에게 비밀보장 등의 조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자 관계자가 기표소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전국적으로 원활하게 실시되는 가운데 뜻밖의 논란이 벌어졌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국회의원 후보자가 기표소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을 의심한 것. 
하지만 또 다른 투표소에는 기표소마다 가림막이 설치돼 있어 유권자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투표소에서 기표소 가림막 설치는 반드시 해야 하는 걸까. 

황교안 "비밀투표가 원칙인데 다 보이지 않나"

황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에 설치된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기표소로 향하려다 기표소 입구를 가리키며 "투표하는 내부가 보이지 않겠느냐"고 항의했다.

투표를 마친 뒤에도 황 후보는 "아침 두시간여 동안 많은 투표가 이뤄졌을 텐데 이분들 투표가 거의 반 공개상황에서 이뤄진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원래 투표는 비공개 무기명으로 직접해야 한다. 그런데 명백하게 (기표) 위치에 따라 투표 관리하는 직원들이 어디를 찍는지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편함을 겪은 건 유권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기표소에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은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들도 당혹감을 호소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한 유권자 A씨(26)는 "등 쪽에 가림막이 없어 마음만 먹으면 누군가 내가 누구를 선택했는지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누군가 악의를 품고 해꼬지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투표한 B씨(30)도 "투표소에 들어가는데 평소와는 다른 풍경에 다소 당혹스러웠다"며 "출근해야 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고 나왔지만 안내가 없었던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선거일인 15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기표를 하려다 기표소를 나와 선관위 관계자에게 비밀보장 조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선거일인 15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기표를 하려다 기표소를 나와 선관위 관계자에게 비밀보장 조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기표소 가림막 설치, 투표소의 재량

문제는 투표소마다 가림막을 설치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일부 기표소엔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은 것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표소 내 가림막 설치는 필수조항이 아니다. 선관위는 지난 2014년부터 기표소에 들어갈 때마다 유권자들이 가림막을 들었다 놨다 하는 불편함 때문에 각 투표소의 가림막 설치를 재량에 맡겼다.  

다만 기표소를 비밀이 침해되지 않는 방향인 측면으로 설치해 비밀보장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기표소 가림막 설치를 선거소 재량으로 하고 있지만 유권자의 비밀을 침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설비하고 있다. 코로나19와는 관련 없다" 며 "선거인이 원하면 가림막을 설치해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