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9주년을 맞이한 교촌치킨. 지난해 매출액은 3801억원으로 치킨 업계 1위다. 교촌치킨은 철저한 가맹점 상권 보호를 최우선 영업 방침으로 삼고 있다. 2003년 이후 교촌치킨의 가맹점수는 950∼1200여개 사이로 변동이 크지 않지만 본사 매출은 3배 이상 뛰었다. 교촌치킨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도 6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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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통닭'으로 간판 바꾼 교촌치킨 1호점/사진=교촌에프앤비 |
교촌 가치 5000억원… 공모 흥행할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10일 상장위원회 심의에서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4월24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교촌의 심사 기한은 6월30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추가자료 검토 등을 이유로 상장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통상 심사 10건 중 9건이 기한 안에 마무리된다는 점을 미뤄볼 때 증시 입성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증시 입성에 대한 주식시장의 시선이 워낙 보수적”이라며 “실적 안정이 담보되지 않고 유행이나 경기변동 등 각종 리스크를 안고 있는 점이 심사를 지연시킨 요인”이라고 짚었다.
교촌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상장이 오랜 숙원이었던 만큼 초기부터 이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8년 3월 상장 추진을 발표한 뒤 3년 간 철저하게 상장 준비를 진행했다. 특히 2018년 ‘오너가 폭행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자 2019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지낸 소진세씨를 회장으로 영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초강수를 뒀다. 소 회장은 롯데 재직 당지 증권계 인맥이 풍부한 것으로 정평난 인물이다.
수익성 확보에도 신경 썼다. 교촌치킨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약 6억1827만원(2018년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본사 또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약 3801억으로 2014년부터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출 역시 2017년 이후 3000억원대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꼽히던 지배구조도 투명하게 바꿨다. ‘비에이치앤바이오’·‘케이앤피푸드’ 등 수년 간 거래관계가 있는 계열사는 합병하거나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지배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특수관계인도 경영에서 배제하면서 사익 편취 우려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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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허니시리즈 /사진=교촌에프앤비 |
업계에선 이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 교촌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건 교촌의 기업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는 지, 공모가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다. 업계는 교촌의 가치를 5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이 프랜차이즈 업계 첫 직상장인 만큼 관심이 크다”면서도 “상장한다고 해서 흥행이 안 되면 상장 실패로 이어지고, 관심이 큰 만큼 업계에 미칠 타격도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모 시기를 잘 잡아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촌이 상장 물꼬… BBQ도 상장?
교촌치킨 상장을 계기로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상장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와 ‘쥬씨’, ‘BBQ’ 등의 주관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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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치킨 신사역점 외부 이미지/사진=bhc |
BBQ 관계자는 “상장 실패 이후 가맹점의 수익보장 등 상장 요건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계속해서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과거 실패사례를 검증하고 교촌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상장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 브랜드에선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주자로 꼽힌다. 더본코리아 역시 2018년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상장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회계 처리 기준을 국제회계처리기준(IFRS)에 부합하도록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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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더본코리아 |
올해 코로나19 라는 변수가 있지만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낸다면 상장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가 주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며 “직상장 선례와 노하우가 생긴 만큼 프랜차이즈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