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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원플랫폼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은옥 기자 |
3년새 점유율 절반 뚝… 외산에 밀리는 토종 음원앱 '돌파구는?‘
토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3강’ 구도가 깨졌다.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다. 서비스 국가의 음원을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한 ‘로컬 플랫폼’ 성격을 지닌 스트리밍 시장 특성상 외산의 강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16년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애플뮤직이 시장점유율 1%도 확보하지 못한 채 백기를 든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 외산에 대항하기 위한 토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토종 음원 앱 3강 구도 어떻게 만들어졌나… “시장 점유율, 이통사 규모와 비례”
멜론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20%대로 떨어지면서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 5월 기준 멜론의 시장점유율(안드로이드 기준)은 전년 대비 8.2% 감소한 29.8%를 기록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민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 잡았던 서비스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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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원플랫폼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은옥 기자 |
유튜브뮤직의 약진이 눈길을 끈 건 국내 음원 유통 시장의 이단아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와 연계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것은 시장의 오랜 공식이었다. 후발주자인 SK텔레콤의 플로와 KT와 LG유플러스의 지니뮤직이 각각 2인자, 3인자에 올라선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멜론 역시 카카오에 인수되기 전 SK텔레콤에서 출발해 국내 1위 스트리밍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음원 유통 시장은 이통사의 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벅스·소리바다 등 MP3 파일을 개인 간 공유하는 ‘P2P 서비스’를 주축으로 움직이던 시장은 SK텔레콤·LG텔레콤 등 이통사가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특히 SK텔레콤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음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전에는 곡 단위로 구매해 이용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
처음엔 반감을 드러냈던 대중들도 이어지는 이통사의 물적 공세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출시하는 피처폰·스마트폰에 멜론을 기본탑재하는가 하면 휴대폰 구매 시 멜론 평생무료이용권이나 1년 무료이용권 등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찾기 어려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은 가격”이라며 “이통사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합시킨 요금상품을 내놓으면서 가입자를 유치해 왔다. 모든 대리점이 이통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영업장이었던 셈이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뮤직·스포티파이의 강점 ‘개인화’… “국내 서비스도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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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사업자인 스포티파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용자별 맞춤 플레이리스트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사진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사진제공=스포티파이 |
최근 시장에선 가격만큼이나 취향에 맞게 음악을 추천해주는 것 또한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음악 콘텐츠 사용자들은 유튜브뮤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많은 음악이 있어서’와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서’를 꼽았다. 응답자 비율은 각각 53.9%, 47.1%였다. 다른 음악 서비스들이 해당 항목에서 1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인 스포티파이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용자별 맞춤 플레이리스트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스포티파이는 공격적인 M&A(인수합병)으로 추천 알고리즘 정확도를 높였다. 2013년 음악 추천 앱 ‘투니고’와 2014년 음원 데이터 분석업체 ‘에코네스트’를 시작으로 AI 기반 음악 추천 스타트업 ‘닐랜드’와 콘텐츠 추천 기업 ‘마이티TV’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또 날씨에 맞는 음악 추천을 위해 기상 정보 업체 ‘아큐웨더’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R&D(연구개발)에도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연구개발에 8억3700만유로(약 1조1400억원)를 투자했다. 2021년 1분기에는 2020년 동기 대비 약 17% 증가한 5억4800만유로(약 7500억원)를 연구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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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도 소비자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사진제공=벅스 |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숭실대 경영학부 교수)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능이나 콘텐츠가 아닌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케이스”라며 “유튜브뮤직이나 스포티파이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냐고 묻는다면 국내 음원 저작권을 확보한 것 빼고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포티파이나 유튜브뮤직은 내 취향을 정확히 분석해 추천해준다. 국내 서비스도 AI를 활용한 큐레이션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관련 기술과 경쟁력 개발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오디오부터 VP앨범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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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지난해 6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직접 출연해 팬들과 소통하는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멜론 스테이션’을 출시. /사진제공=멜론 |
먼저 멜론은 지난해 6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직접 출연해 팬들과 소통하는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멜론 스테이션’을 출시하는가 하면 최근엔 카카오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와 연계해 ‘브런치 라디오’도 선보였다. 음성과 음악의 결합으로 지난달 기준 멜론 유료 가입자의 약 20%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멜론 측의 설명이다.
이어 플로는 지난 4월 오리지널 음악 토크쇼 ‘발라드의 민족 테이입니다’를, 지니뮤직은 6인조 보이그룹 온앤오프와 협업해 초현실 VP(Virtual Play)앨범 ‘ONF VP’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디오 시장도 한정된 파이를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OTT 시장과 같이 독자 콘텐츠를 확보해 음악 시장 자체의 저변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해소할 수 없는 K-팝 콘텐츠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비공식 공개곡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듣는 것처럼 소비자가 각각의 서비스에서 서로 다른 음원을 즐기는 건강한 음원 스트리밍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소현 기자 [email protected]
우리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개인 영상 방송 시대에 살고 있다. 문자보다 영상에 친숙한 젊은 층은 이제 정보를 검색할 때도 네이버나 구글보다는 유튜브부터 찾는다. 넘쳐나는 시각물에 지쳐서일까. 최근 들어 라디오 시대가 부활하는 조짐이 보인다. MZ세대를 주축으로 귀로 듣는 ‘오디오 콘텐츠’가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는다. 그 중심에는 개인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Podcast)가 있다.
◆스마트폰과 AI스피커 타고 울려 퍼진 팟캐스트
팟캐스트는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다. 초창기에는 인터넷에 업로드된 파일을 사용자가 구독 프로그램을 이용해 내려받아 듣는 방식이 쓰였다. 당시 미국 등에서 음악 파일 재생에 주로 사용된 휴대용 기기가 아이팟이었기에 2004년 영국의 기술 저널리스트인 벤 헤머슬리가 팟캐스트라고 이름을 붙인 게 그대로 자리 잡았다.
팟캐스트는 해당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라디오와 달리 각종 콘텐츠를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사용자가 채널 정도만 선택할 수 있는 기존 TV와 달리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도 유사하다. 사용자가 곧 콘텐츠 제작자이자 구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유튜브와 닮았다.스마트폰의 보급은 유튜브뿐 아니라 팟캐스트 확산에도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의 2018년 조사에서 스마트폰으로 팟캐스트를 듣는다는 응답자는 2014년 950만명에서 2017년 2390만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15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PC는 930만명에서 1040만명으로, 태블릿은 39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팟캐스트 확산에 탄력을 붙인 또 하나의 요인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스피커의 등장이다. 지난해 미국 국영 라디오 방송 NPR과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18세 이상 인구의 24%에 해당하는 6000만여명이 스마트스피커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팟캐스트가 새로운 라디오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아오르는 팟캐스트 시장
팟캐스트의 본산이자 주도적인 시장은 미국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팟캐스트 플랫폼 사이에서 수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이기도 한 스포티파이다.
라디오스타의 귀환?… 재조명 받는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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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옛 노래가 옛말이 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스마트폰과 AI스피커 타고 울려 퍼진 팟캐스트
팟캐스트는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다. 초창기에는 인터넷에 업로드된 파일을 사용자가 구독 프로그램을 이용해 내려받아 듣는 방식이 쓰였다. 당시 미국 등에서 음악 파일 재생에 주로 사용된 휴대용 기기가 아이팟이었기에 2004년 영국의 기술 저널리스트인 벤 헤머슬리가 팟캐스트라고 이름을 붙인 게 그대로 자리 잡았다.
팟캐스트는 해당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라디오와 달리 각종 콘텐츠를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사용자가 채널 정도만 선택할 수 있는 기존 TV와 달리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도 유사하다. 사용자가 곧 콘텐츠 제작자이자 구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유튜브와 닮았다.스마트폰의 보급은 유튜브뿐 아니라 팟캐스트 확산에도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의 2018년 조사에서 스마트폰으로 팟캐스트를 듣는다는 응답자는 2014년 950만명에서 2017년 2390만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15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PC는 930만명에서 1040만명으로, 태블릿은 39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팟캐스트 확산에 탄력을 붙인 또 하나의 요인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스피커의 등장이다. 지난해 미국 국영 라디오 방송 NPR과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18세 이상 인구의 24%에 해당하는 6000만여명이 스마트스피커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팟캐스트가 새로운 라디오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아오르는 팟캐스트 시장
팟캐스트의 본산이자 주도적인 시장은 미국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팟캐스트 플랫폼 사이에서 수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이기도 한 스포티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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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에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미셸 오바마의 포스터. /사진제공=스포티파이 |
스포티파이는 2018년부터 팟캐스트 시장에 진출해 인수합병(M&A)과 독점 계약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급격히 세를 불렸다. 2019년 유명 팟캐스트 제작사 ‘김릿미디어’와 전 세계 팟캐스트 중 40%가량을 유통하는 ‘앵커’를 인수하면서 팟캐스트 구독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팟캐스트 기업 ‘더링어’를 품은 데 이어 올해에는 팟캐스트 미리듣기 생성·추천 기술 스타트업 ‘팟즈’까지 가져왔다.
애플도 스포티파이의 맹공에 흔들린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팟캐스트 청취자 수는 플랫폼별로 애플 2760만명, 스포티파이 1990만명 등이다. 하지만 올해는 애플 2800만명, 스포티파이 2820만명으로 역전될 전망이다. 이마케터는 스포티파이와 애플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각각 내년에는 3310만명과 2850만명, 2023년에는 3750만명과 2880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애플은 2005년 팟캐스트 서비스를 개시한 지 16년 만에 유료 구독 모델인 ‘애플 팟캐스트 서브스크립션’을 도입하며 변화를 줬다. 이로써 애플 팟캐스트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채널을 구독하고 제작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각 구독서비스 가격은 팟캐스트 제작자가 정하며 월 0.49달러(약 550원)부터 시작한다. 사용자에게는 광고제거나 신규 콘텐츠 미리듣기 등 추가 혜택도 준다. 팟캐스트 제작자와 구독자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이 시장을 두고 다투는 것은 애플과 스포티파이만이 아니다. 구글도 2018년 ‘구글 팟캐스트’를 출시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오디오북 서비스 ‘오디블’을 운영해온 아마존은 지난해 말 100여개 팟캐스트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 원더리 인수에 4억달러(약 45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위터는 지난 3월 자체 오디오 채팅 플랫폼 ‘스페이스’를 선보였고 최근 페이스북도 미국에서부터 팟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팟캐스트에 왜 다들 달려드나
글로벌 IT 공룡까지 새삼 팟캐스트에 달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시장 성장세를 들 수 있다.
에디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 78%가 ‘팟캐스팅’ 용어에 익숙하고 절반 이상이 청취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영국 분석업체 비즈니스오브앱스에 따르면 25세 미만 스포티파이 이용자 중 54%가 팟캐스트를 듣는다. 경영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2020년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팟캐스트 시장이 2025년엔 33억달러(약 3조7500억원)로 5년 만에 3.3배 규모가 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원 앱은 팟캐스트 서비스로 경쟁력 제고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OTT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나 디즈니 플러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이 타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이와 달리 음원 플랫폼은 인기 음악이 없으면 그 자체로 서비스의 흠결이 될 정도로 음원 보유만으로는 뚜렷하게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로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게 팟캐스트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60만개 이상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92개국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약 2억99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미셸 오바마에 이어 올해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스포티파이 팟캐스트를 진행했고 영국 해리 왕손 부부가 참여한 콘텐츠도 큰 관심을 끌었다.
다른 요인을 꼽자면 역시 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팟캐스트 청취자 수는 4610만명, 광고 수익은 3억1390만달러(약 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는 청취자 수가 1억명에 육박하며 광고 수익도 21억8880만달러(약 2조49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방송통신진흥원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광고주가 팟캐스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으로 청취자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수준과 광고 수용도를 지녔다는 점을 지목한 바 있다.
◆한국 팟캐스트, 다시 떠오를까
한국에서 팟캐스트가 시작된 것은 2010년 전후다. 본격적으로 흥행한 계기로 2011년 등장한 시사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통해 당시 사회적 열풍까지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대세인 유튜브나 OTT 등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국토가 넓어 장거리 주행에서 팟캐스트를 듣는 미국과는 시장 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집중을 요구하는 영상과 달리 여타 작업이나 여가 활동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귀로 듣는 오디오 서비스가 지닌 강점이다. PC와 스마트폰으로 시각적 피로에 지친 젊은 세대가 팟캐스트를 찾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팟캐스트 시장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팟캐스트 본가 애플은 구독형 모델을 도입하면서 한국 이용자를 위한 채널 4개도 추가로 마련했다. 세계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까지 노리는 스포티파이는 연내 한국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은 코리아센터의 자회사인 팟빵이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팟빵은 현재 2만4000개가 넘는 방송과 190만개 이상 에피소드 방송을 제공한다. 회사는 국내 시장의 70%를 점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팟캐스트와 음악의 접목 등을 꾀하며 성장을 거듭하겠다는 전략이다.
팟빵 관계자는 “예전에는 특정 분야 팟캐스트가 많았다면 현재는 교양·경제·어학·도서·대중문화·스포츠·레저·종교·음악 등 범위가 넓어졌고 콘텐츠도 다양해졌다”며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다음 트렌드로 팟캐스트 오디오를 기대한다. 오디오 커머스 시대 도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국내 IT기업은 네이버다. 최근 네이버는 라이브 스트리밍(나우)·음원(바이브)·팟캐스트·오디오북(오디오클립) 등 세 서비스를 묶어 튠CIC를 설립했다. CIC는 사내독립기업으로 분사 후보가 된다. 회사에 따르면 ‘오디오클립’은 올해 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월간 방문자와 재생 수가 각각 93%, 137% 증가했다. 특히 1318세대의 재생 수가 같은 기간 200% 상승했다.
이재국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팟캐스트는 경제 활동을 하는 30~50대 인구가 즐겨 들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적고 자가운전이 많기 때문”이라며 “노년층의 경우 수동적인 형태를 선호하므로 자동재생으로 영상이 이어지는 유튜브를 즐겨찾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나꼼수뿐 아니라 우리 사회문화 토양 자체가 정치·시사에 관심이 많기에 팟캐스트가 이 분야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다”면서도 “인기 팟캐스트 상당수가 게임을 주제로 다루는 미국처럼 국내 시장도 플랫폼 간 경쟁 속에 장기적으로 콘텐츠 다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도 스포티파이의 맹공에 흔들린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팟캐스트 청취자 수는 플랫폼별로 애플 2760만명, 스포티파이 1990만명 등이다. 하지만 올해는 애플 2800만명, 스포티파이 2820만명으로 역전될 전망이다. 이마케터는 스포티파이와 애플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각각 내년에는 3310만명과 2850만명, 2023년에는 3750만명과 2880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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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은 팟캐스트 서비스에 구독형 모델을 도입했다. 사진은 애플 팟캐스트 LA타임스 채널. /사진제공=애플 |
이 시장을 두고 다투는 것은 애플과 스포티파이만이 아니다. 구글도 2018년 ‘구글 팟캐스트’를 출시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오디오북 서비스 ‘오디블’을 운영해온 아마존은 지난해 말 100여개 팟캐스트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 원더리 인수에 4억달러(약 45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위터는 지난 3월 자체 오디오 채팅 플랫폼 ‘스페이스’를 선보였고 최근 페이스북도 미국에서부터 팟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팟캐스트에 왜 다들 달려드나
글로벌 IT 공룡까지 새삼 팟캐스트에 달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시장 성장세를 들 수 있다.
에디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 78%가 ‘팟캐스팅’ 용어에 익숙하고 절반 이상이 청취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영국 분석업체 비즈니스오브앱스에 따르면 25세 미만 스포티파이 이용자 중 54%가 팟캐스트를 듣는다. 경영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2020년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팟캐스트 시장이 2025년엔 33억달러(약 3조7500억원)로 5년 만에 3.3배 규모가 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원 앱은 팟캐스트 서비스로 경쟁력 제고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OTT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나 디즈니 플러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이 타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이와 달리 음원 플랫폼은 인기 음악이 없으면 그 자체로 서비스의 흠결이 될 정도로 음원 보유만으로는 뚜렷하게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로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게 팟캐스트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60만개 이상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92개국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약 2억99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미셸 오바마에 이어 올해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스포티파이 팟캐스트를 진행했고 영국 해리 왕손 부부가 참여한 콘텐츠도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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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팟캐스트 청취자 수 및 광고 수익 변화 추이. /자료=스태티스타, 그래픽=김은옥 기자 |
한국방송통신진흥원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광고주가 팟캐스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으로 청취자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수준과 광고 수용도를 지녔다는 점을 지목한 바 있다.
◆한국 팟캐스트, 다시 떠오를까
한국에서 팟캐스트가 시작된 것은 2010년 전후다. 본격적으로 흥행한 계기로 2011년 등장한 시사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통해 당시 사회적 열풍까지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대세인 유튜브나 OTT 등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국토가 넓어 장거리 주행에서 팟캐스트를 듣는 미국과는 시장 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집중을 요구하는 영상과 달리 여타 작업이나 여가 활동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귀로 듣는 오디오 서비스가 지닌 강점이다. PC와 스마트폰으로 시각적 피로에 지친 젊은 세대가 팟캐스트를 찾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팟캐스트 시장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팟캐스트 본가 애플은 구독형 모델을 도입하면서 한국 이용자를 위한 채널 4개도 추가로 마련했다. 세계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까지 노리는 스포티파이는 연내 한국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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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빵의 인기 팟캐스트들. 월 6000만 재생수의 ‘정영진·최욱의 매불쇼’, 오디오 매거진 ‘월말 김어준’과 ‘조용한 생활’, 뮤직팟 ‘KCM의 팔토시’. /사진제공=팟빵 |
팟빵 관계자는 “예전에는 특정 분야 팟캐스트가 많았다면 현재는 교양·경제·어학·도서·대중문화·스포츠·레저·종교·음악 등 범위가 넓어졌고 콘텐츠도 다양해졌다”며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다음 트렌드로 팟캐스트 오디오를 기대한다. 오디오 커머스 시대 도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국내 IT기업은 네이버다. 최근 네이버는 라이브 스트리밍(나우)·음원(바이브)·팟캐스트·오디오북(오디오클립) 등 세 서비스를 묶어 튠CIC를 설립했다. CIC는 사내독립기업으로 분사 후보가 된다. 회사에 따르면 ‘오디오클립’은 올해 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월간 방문자와 재생 수가 각각 93%, 137% 증가했다. 특히 1318세대의 재생 수가 같은 기간 200% 상승했다.
이재국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팟캐스트는 경제 활동을 하는 30~50대 인구가 즐겨 들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적고 자가운전이 많기 때문”이라며 “노년층의 경우 수동적인 형태를 선호하므로 자동재생으로 영상이 이어지는 유튜브를 즐겨찾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나꼼수뿐 아니라 우리 사회문화 토양 자체가 정치·시사에 관심이 많기에 팟캐스트가 이 분야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다”면서도 “인기 팟캐스트 상당수가 게임을 주제로 다루는 미국처럼 국내 시장도 플랫폼 간 경쟁 속에 장기적으로 콘텐츠 다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