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유지율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생명 서초 사옥./사진=삼성생명
올 상반기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유지율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생명 서초 사옥./사진=삼성생명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살고 있는 J씨는 5년 전 삼성생명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가까운 친인척P씨의 권유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계약체결 당시 자녀의 대학진학이나 결혼자금 등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으로 설명을 받았던 J씨. 
5개월 후 계약을 체결한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보험계약 취소와 납입보험료 반환을 요구했지만 보험회사에서 돌아온 답변은 ‘수용불가’였다. 계약 취소가 가능한 기간인 ‘계약일로부터 3개월’이 이미 경과했다는 것이다. 

급전이 필요했던 J씨는 결국 납입한 보험료의 절반도 채 안 되는 금액만 돌려받고 계약을 해지한다. 


종신보험 가입자 중 50% 이상이 2년 이내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유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영업현장에서 종신보험을 ‘연금 지급이 가능한 저축성보험’으로 현혹하면서 고객 민원이 적지 않다. 

종신보험은 사망시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지만, 만기에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도 많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24개사의 종신보험 평균 유지율은 13회차가 81%, 25회차가 58.6%로 집계됐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최초 체결된 보험계약이 일정기간 경과 후에도 유지되는 비율이다. 


종신보험 가입자 10명 중 2명은 가입 1년 이내, 4~5명은 2년 이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25회차 유지율은 50.8%으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생명이 55.1%의 계약유지율을 보였다. 한화생명 56%, 교보생명 58%, DB생명 59.7%, KB생명 60.7%, 농협생명 61.4% 순으로 높았다. 

종신보험은 보험상품 중에서 민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을 살펴보면 보험 민원이 58.8%를 차지하며 은행(13.8%), 금융투자(10.8%), 중소서민(16.6%)을 압도했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 접수 민원건수는 9449건을 기록했다. 올 1~8월 종신보험 민원건수가 약 6000건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생명보험 민원 절반 이상은 종신보험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이 충분한 설명 없이 가입하도록 권유하거나 기존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체증형 종신보험으로 갈아탈 것을 권유하는 사례가 늘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민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험사의 내부통제기능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