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사장 몰래 '계좌이체 시 2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수천만원을 빼돌린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계좌이체하는 손님과 아르바이트생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사장 몰래 계좌 이체 행사를 열어 수천만원을 빼돌린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남성 A씨는 유명한 수제 초콜릿 가게를 3년째 운영 중이다. 전국에 5개 매장을 낼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는데 지난해 경북 경주시에 새로 오픈한 매장 매출이 최근 크게 떨어져 고민에 빠졌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4000만원이었던 한 달 매출이 지난달 무려 1000만원 대로 수직하락했다. A씨는 불경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손님으로부터 문의받으면서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손님은 "계좌이체로 결제하면 2000원 할인해 줬는데 이번에 현금으로 결제하니까 할인을 안 해주더라"며 "지금은 할인 행사를 안 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A씨는 그런 행사를 한 적이 없었다. A씨가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구매한다고 할인해드리지 않는다. 영수증 리뷰 작성 시 1000원 할인해드린다"고 답했다. 그러자 손님은 "아니다. 계좌이체하고 2000원 할인받았다"며 이체 내역을 보여줬다.

알고 보니 해당 지점 10대 아르바이트생 2명이 본인들이 근무할 때마다 '계좌 이체로 결제하면 2000원 할인해드린다'는 자체 할인 행사를 열었던 것이었다. 사장도 모르는 할인 행사를 멋대로 연 이들은 자신들의 계좌로 손님 돈을 받았다. CCTV에는 자체 할인 행사 안내와 아르바이트생이 개인 계좌로 물건값을 받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기가 막혔던 A씨는 관련 증거를 영상으로 직접 남기고자 지인에게 손님인 척 가게를 방문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렇게 두 아르바이트생의 황당한 만행은 현장 증거까지 더해지며 확실해졌다. A씨가 추궁하자 이들은 잘못을 인정했다.

A씨는 "이달 초 새로운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하고 있는데 열흘 만에 한 달 치 매출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두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약 5000만원 정도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 추정 금액이 상당히 크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이 10대 청소년인 점을 고려해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다. 대신 두 아르바이트생과 그들의 부모님에게 사과와 변제를 받았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믿고 고용했는데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 크다"며 "다른 자영업자들도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해 제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