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기존 백신의 유효성을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반응 대기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기존 백신의 유효성을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반응 대기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기존 백신의 유효성을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우선 추가접종(부스터샷)으로도 오미크론 대응이 충분하다는 기존 의견은 중증화와 사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면을 강조한다. 반면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기 때문에 새 백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WHO “오미크론에 기존 백신 안 통해”… 부스터샷 입장 선회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기존 백신의 부스터샷 독려 입장을 바꿨다. 이른바 ‘N차 접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 WHO 백신 기술자문그룹은 1월11일 기존 백신을 반복적으로 접종하는 것은 ‘성공 전략’이 아니라면서 새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자문 그룹은 “기존 백신의 반복적인 접종에 기반한 백신 전략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며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 외에도 감염과 전염에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아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같은 날 유럽의약품청(EMA)도 WHO와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EMA 관계자는 “백신을 한 두 번 추가 접종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 접종할 순 없다고 생각된다”며 “4개월마다 추가로 접종하는 것은 면역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백신의 반복 접종이 면역체계에 과부하를 초래하고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다.


◆이스라엘마저도… 고개 드는 4차 접종 회의론

해외 전문가들은 기존 백신의 4차 접종에 대해 회의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에 참여한 앤드루 폴라드 영국 백신·접종 면역공동위원회(JCVI) 의장은 “4~6개월마다 전 지구에 백신을 맞힐 수는 없다. 4차 접종은 지속가능하지도 저렴하지도 않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NIAID)은 “4차 접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3차 접종이 2차 접종보다 효과가 있다면 4차 접종 없이도 오랜 기간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새 저략’을 예고했다.


4차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도 오미크론에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시바 메디컬 센터 초동연구에 따르면 4차 접종시 3차 접종에 비해 항체량이 증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를 막는 데는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담당한 레게브-요하이 박사는 “이전에 출현했던 변이에 효과적이었던 백신이 오미크론에는 덜 효과적이었다. 4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도 오미크론에 감염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결론은 백신의 예방 효과가 오미크론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 끌겠다” 새 백신 출시 임박에 3차 접종률 둔화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기존 백신의 추가접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고려해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새 백신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공언한 새 백신 출시 일정은 오는 3월부터다.

현재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에 앞서있는 화이자는 3월, 모더나는 올 가을을 목표로 한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CEO)는 1월10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 발표를 앞두고 미국 언론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은 오는 3월이면 출시될 것이다. 현재 일부 수량에 대한 생산을 시작했다”면서 “이 백신은 현재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대표(CEO)도 CNBC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접종을 위해 올 가을 오미크론 변이 대상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방역당국은 기존 백신의 3차 접종률을 높이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령층에 비해 50대 이하에서 3차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19일 0시 기준 60대 이상의 경우 80%가 넘게 3차 접종을 마쳤다. 반면 50대 이하에서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20~30대는 30%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기본적으로 현재 각국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전략으로 3차 접종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갖고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영국을 포함해 프랑스, 독일 등이 접종 간격을 단축했으며 한국은 그보다 더 빠른 3개월 간격으로 3차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진 3차 접종을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윤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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