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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금리상승기에 따라 이색적인 '미션형 적금'을 출시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하고 자금이 안전자산인 예·적금에 몰리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한 다양한 혜택을 담은 상품 출시에 한창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연 최고 5.85%의 금리를 주는 'NH걷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설악산·지리산·한라산 등 전국 17개의 산악형 국립공원과 제주 올레길, 독도버스(농협은행 메타버스 플랫폼)까지 총 20개의 구역을 방문해 올원뱅크앱을 통해 인증하면 인증 구역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농협은행은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해당 상품을 기획했다.
금리는 12개월 가입기준 1.85%(6월27일 기준)에 ▲위치인증 구역 수에 따라 최대 3.0%포인트 ▲누적 걸음 수에 따라 최대 0.7%포인트 ▲국립공원 자원봉사 확인서 제출 시 0.3%포이트를 추가해 최고 연 5.85%이 적용된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매월 30만원 이내에서 적립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키워봐요 적금'을 출시하면서 귀여운 동물 콘텐츠를 내세웠다. 매주 동물 캐릭터가 자라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MZ세대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고객이 매주 적금에 성공하면 동물이 자라지만 한 번이라도 자동이체를 실패하거나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 채워넣기에 실패하면 기본금리(연 1.8%)밖에 받지 못한다. 키워봐요 적금은 2000년대 유행하던 '다마고치'처럼 앱 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재미를 느낀 MZ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출시 3일만에 누적 계좌개설 10만좌를 돌파했다.
BNK부산은행은 매주 1회 이상 부산은행 앱에 접속 할 수 밖에 없는 '펫 적금'을 선보였다. 반려동물을 키우며 일상을 기록하는 모바일 앱 내 펫 다이어리를 주 1회 이상 작성하면 주 단위 0.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 동물등록증을 제출하거나 부산은행 펫 신용카드 사용 실적을 충족한 경우에도 0.1~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금융권에선 올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준(Fed)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하며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2.75~3.00%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7월에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지금보다 오르게 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은행으로의 역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