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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등장해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구독자 수 23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미선짱'은 최근 우영우의 특징을 따라 한 영상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그는 '변호사 우영우에 과몰입한 친구'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눈을 과하게 동그랗게 뜬다 ▲안 쓰던 헤드셋을 쓰고 다닌다 ▲갑자기 고래가 좋아졌다 ▲김밥을 세로로 먹는다 등의 특징을 나열하며 이를 몸짓과 표정으로 흉내 냈다.
유튜브 채널 '우와소 Wowcow'도 지난 18일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쇼츠(Shorts)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우영우 캐릭터의 표정과 말투로 남편에게 식사를 권하는 여성 유튜버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하며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의 실패가 돼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라며 "밥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속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 한 영상이었지만 이들 모두 누리꾼들의 역풍을 맞았다. 이에 미선짱은 "영상 속에서 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지도 않았고 비하하지도 않았다"며 "모두 자폐를 가지신 분들이 이런 행동을 한다고 유머로 소비한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냥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귀엽고 매력적이어서 주변에 따라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만든 것"이라며 "다만 '아이유병' '츄병' 같이 특정 인물을 따라 하는 행동을 부르는 것이 유행이라 '우영우병'이라고 적은 것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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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소 또한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영상은 우영우 캐릭터를 저희 스타일로 패러디한 것"이라며 "만약 저희가 자폐 증상 자체를 희화화한 것이라면 아무리 저희를 좋아하는 구독자라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인물을 따라 하는 건 가치관의 차이"라며 "우영우(드라마)가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장애를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삼으면 그들이 더욱 더 고립될 것"이라며 "이런 말투를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말투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친숙해지고 이해할 기회가 생길수록 비로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것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우와소는 "'우와소' 채널은 저와 비슷하거나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고 그렇게 이끌어가고 싶은 채널"이라며 "본인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구독을 취소하거나 차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사과에도 '우영우 패러디'를 본 누리꾼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드라마의 취지와 정반대로 장애를 소비하는 건 맞지 않는다", "우영우에서 패러디할 만한 건 동그라미와 영우의 인사정도지 자폐 자체를 따라하는 건 아니다", "박은빈 배우는 우영우 역을 준비하며 자폐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이렇게 패러디를 하는 건 아닌것 같다", "안 웃기다", "무례한 정도가 지나치다" 등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따뜻하게 그려낸 드라마다. 박은빈은 극 중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 우영우를 맡았다. 특히 박은빈은 목소리 톤부터 손짓, 걸음걸이, 눈빛 등 캐릭터에 깊게 몰입한 연기로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다.
배우 박은빈은 제작발표회에서 "실제 인물이나 캐릭터들을 잘못된 접근으로 연기할까봐 제 연기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봐 그 부분이 가장 조심스러웠고 가장 신중을 기해야하는 작업이었다. 저는 텍스트로 공부했다. 저보다도 작가님과 감독님께서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모두가 불편하지 않게 치열하게 심사숙고한 결과들이 다 담겨있었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걸 지양하기 위해 말투, 손가락 움직임, 시선까지 노력한 박은빈의 연기가 무색할 정도로 유튜버들은 너무나 쉽게 그를 패러디하고 있다. 박은빈의 노력을 단순히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콘텐츠로 소비하는 행위는 신중치 못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