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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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다음 달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유력시 된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미국 기준금리 상한은 다음달 4%를 찍는다. 한국(3%)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높아지는 셈이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1월 1~2일(현지 시각) 열리는 미 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전날 기준 99.2%로 집계됐다.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3.00~3.25%에서 다음달 3.75~4.00%까지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의미다.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에도… 물가 잡기 쉽지 않네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확실시 되는 것은 연준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 6월, 7월, 9월 등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았지만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3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8.2% 상승했다. 전월(8.3%)보다 상승 폭이 줄었지만 7개월 연속 8% 이상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예상치인 8.1%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월대비로도 0.4% 올랐는데 전망치(0.3%)보다 0.1%포인트를 상회했다.

특히 가격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6%로 1982년 8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의 추세적인 흐름을 보여줘 연준이 통화 긴축의 강도와 속도 등을 고민할 때 관심 있게 보는 지표다.

근원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것은 고물가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연준, 다음달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유력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미 연준은 다음달 네번째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유력시된다. 그동안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지만 물가 상승세를 잡지 못한 점을 감안해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을 펴야 한다는 매파의 목소리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물가는 높은데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3.5%로 전월대비 0.2%포인트 낮아져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는 점도 자이언트스텝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준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 미 기준금리는 3.75~4.00%로 올라선다. 한국(3%)과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이미 1440원 선을 뚫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전날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상당한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을 일관적이고 지속해서 낮추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동안 그 수준에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커진다" 한은, 적기에 금융시장 안정조치

이에 한국은행은 앞으로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기에 시장 안정조치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전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상황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준이 통화긴축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으며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