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따라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공동주택 공시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가 성사되는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2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의 국토교통부 자료 분석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지난해 4분기 거래 가운데 303건이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됐다./사진=뉴시스
금리 인상에 따라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공동주택 공시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가 성사되는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2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의 국토교통부 자료 분석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지난해 4분기 거래 가운데 303건이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됐다./사진=뉴시스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며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공동주택 공시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보유세 인하 추진 정책에 발맞춰 올해 공시가격의 하락 조정 필요성이 대두된다.

27일 부동산중개업체 집토스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거래 중 303건이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1~3분기 평균치(48건)보다 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증여 등으로 시세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 직거래를 제외한 중개거래에서도 232건의 아파트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됐다.


공시가격보다 2억 이상 낮게 거래된 사례도 나왔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희융창아파트(전용 101.83㎡)는 지난달 13일 9억3480만원에 중개거래되며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인 11억8000만 원보다 2억4520만원 낮은 금액에 손이 바뀌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6단지(전용 83.21㎡)는 지난달 17일 최저 공시가격 20억8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떨어진 19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도권 공시가격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 수/사진=집토스
수도권 공시가격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 수/사진=집토스


2021년까지 매매가가 급등해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던 경기 및 인천 지역에서도 공시가격을 하회하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휴먼시아청계마을(전용 121.82㎡)은 지난달 10일 공시가격 최저치인 8억94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내린 7억원에 팔렸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2차(전용 84.97㎡)의 최저 공시가격은 7억200만원이지만, 지난해 11월 이보다 7200만원 낮은 6억3000만원에 거래된 사실이 드러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을 경우 감정액이 부풀려지거나 과도한 대출로 금융불안정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한 각종 주거 지원 대출 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140% 전후' 범위에서 대상 주택 담보 가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공시가격은 전세 대출 또는 보증보험 가입 시 감정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실제 거래금액보다 공시가격이 높으면 시세 대비 대출 또는 보증액이 올라 깡통전세나 부실 채권을 야기할 수 있다"며 "보유세의 산정근거로 활용되기도 하므로 실제 자산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공시가격은 서민 실수요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5일 2023년 표준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전년 대비 각각 -5.92%와 -5.95%만큼 낮춰 공시했다.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17%올라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