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아슬아슬한 표차로 가결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친명(친이재명)계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분노를 표출한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침묵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일단은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해석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재석 295명 중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가결에 투표했을 것이 확실시되는 여당 및 정의당 등 120표를 제외하면 민주당 측에서만 29명 이상의 반란표가 나온 것이다.


친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우선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미안하다, 죄송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며 "탈당하지 말고 이 대표 곁을 지켜달라. 곧 정리해서 수습책을 내겠다"고 호소했다.

뒤이어 전용기 의원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 생각보다 더 큰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이원택 의원은 "울분이 너무 커서 참을 수가 없다. 그러고 나니 행복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병기 의원은 다소 거친 언사를 사용했다. 그는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당대표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 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들에 경의를 표한다"고 비꼬았다.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더 사랑하는 당원들이 민주당을 지켜내야 한다"며 "구태정치와 모사꾼들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의석수가 한 두 자리 줄어들더라도 없는 것이 더 나은 사람들은 이번에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명계는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면 공연히 비명으로 낙인 찍혀 '여론 재판'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번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예상을 뒤엎는 이탈표가 발생하자,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이 연거푸 문자 테러 등을 보냈던 것 등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금 상태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직접 나서서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며 "다만 앞으로 누가 실권을 잡고 당을 이끌어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물밑 다툼이 격화될텐데, 그때도 비명계가 결집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