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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유럽 지원국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폴란드를 비롯한 지원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폴란드-우크라이나 간 갈등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 유엔 총회 참석 및 미국 정계 지도자들의 만남을 위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 총회에서 곡물 수출 문제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정치적 연극으로 결속을 표현한 우리의 유럽 친구들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농산물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러시아 배우를 위한 무대 마련을 도왔다"며 지적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유럽연합 3개국인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에 대해 사실상 러시아를 도왔다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지원국으로 꼽히는 폴란드가 즉각 반발했다. 지난 20일 폴란드의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며 무기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대신 자국의 방위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200대 이상의 탱크를 보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공급한 바 있다. 폴란드는 또 자국 영토 내 16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으며 수십억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했거나 약속해둔 상태다.
폴란드 측의 강경한 대응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폴란드 총리가 무기공급 중단을 선언한 다음날인 지난 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과 폴란드의 지원에 크게 감사하다"며 지난 발언을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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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지난 22일 폴란드 정치 집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 연설 내용을 직격했다. 그는 "폴란드인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폴란드 이름을 지키는 것은 나의 임무이자 명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에 대한 모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