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일대 묫자리가 경매로 81억원에 낙찰됐다./사진=지지옥션
평창동 일대 묫자리가 경매로 81억원에 낙찰됐다./사진=지지옥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일대 2800여평의 땅이 경매로 81억원에 팔렸다.

29일 뉴스1 보도 및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일대 토지 9467㎡(2800여평)가 두 차례 유찰 끝에 올해 2월 81억여원에 팔렸다. 올해 1월부터 9월 중순까지 이뤄진 토지 경매 중 5번째로 높은 낙찰가다. 애초 감정가는 121억원으로, 낙찰가율은 67%이다.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평창동 일대는 '1세대 부촌'으로 불리는 고급 주택 지대다. 81억원에 팔린 이 땅도 고급주택으로 개발을 염두에 두고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급격한 경사지이긴 하지만, 용도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행위허가가 쉬운 1종 일반주거지역이고 북측으로 약 4m 막다른 도로에 접해있다. 다만 건폐율 50%, 용적률 100%로 최대 건폐율 기준 약 2층 높이까지만 가능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묘지 경매는 통상 낙찰가율이 20~30%에 그치는데 평창동 묘지 경매는 매각가율이 67%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며 "계속 묘지로 활용하기 보다는 용도 변경을 통해 다른 개발 목적으로 낙찰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토지는 일반 묘지와 달리 이 일대 분묘 소재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분묘가 있으면 분묘기지권 성립 여지는 있다'고 언급돼있다.

분묘기지권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분묘를 설치한 경우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분묘 설치 후 20년간 점유함으로써 시효로 인해 취득한 경우 ▲자기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뒤 분묘 관련 별도의 특약 없이 토지만 타인에게 처분한 경우 등에 해당하면 성립한다.

분묘기지권이 성립할 경우 분묘를 마음대로 이장할 수 없게 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개발을 위해서는 분묘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파악한 뒤 묘지 이전 절차부터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고급 주택으로 개발을 계획하고 경매로 토지를 낙찰받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경사지이긴 하지만 북쪽에 도로가 나 있고, 분묘 이장 문제 등만 해결되면 토지 면적이 넓어 고급주택 단지로 개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