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고성능자동차를 도입하며 손보사들이 손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사진=쏘카
쏘카가 고성능자동차를 도입하며 손보사들이 손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사진=쏘카

손해보험사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왔던 쏘카에 '적신호'가 켜졌다. 쏘카가 고성능 자동차인 아반떼N에 이어 아이오닉5N까지 도입하면서 손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와 하나손보 등 쏘카와 거래하는 손보사들은 쏘카가 운영하는 고성능 자동차 사고 동향을 일일단위로 모니터링 하기 시작했다. 고성능 자동차 경우 교통사고 위험률이 높기 때문에 손해율 상승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손보사들은 고성능 자동차에 대해 일반 차종보다 보험료를 10% 이상 높게 책정한다.


쏘카가 이달 초 들여온 아반떼N은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고성능차로 최대 출력이 300마력에 가깝다. 또한 오는 16일에 도입하는 아이오닉5N은 차량 가격이 7600만원(보조금 제외)인데다가 최대출력은 600마력이 넘는다. 이에 따라 손보사 입장에선 쏘카가 GV80 등 6000만원이 넘는 자동차에 이어 고성능차를 도입하는 게 달가울 리 없다.

2019년부터 쏘카는 악사손보와 하나손보 등과 2개사와 거래하는 중이다. 단기 자동차 공유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쏘카는 단기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악사·하나손보가 제휴보험사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쏘카는 매달 입고하는 신규 차종에 대한 자동차보험 입찰을 진행해 더 합리적인 보험료를 제시한 보험사에 신규 차종 물량을 배정한다.


카셰어링은 20~30대가 많이 쓰기 때문에 사고 발생률이 개인 소유 차량보다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쏘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자동차보험 흑자구간인 80%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쏘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를 넘었지만 쏘카의 자체적인 차량유지 개선 활동 등에 힘입어 3년새 10%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보험사들도 차량 공유업체와 접점을 늘리고 빅데이터 확보에 주력하면서 손해율을 낮추고 있다.

특히 쏘카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 사설 렌터카업체보다 손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급하는 차량도 1만대가 넘는데다가 손해율도 80%대로 낮아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황금알로 불린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9월 고성능 브랜드 'N' 출범 8주년을 맞아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협업을 진행, 10월 초부터 고성능차를 투입했다. 현대차는 '일상의 스포츠카'를 가치를 내세우며 더 뉴 아반떼N과 아이오닉5N을 연이어 선보였다. N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N차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협업의 목표다.

이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부터 차량 전손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성능 자동차인 N브랜드의 특성상 일반 운전자가 운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한두달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폭탄 돌리기가 아닐까 싶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차량공유업체와 협업하면서 카쉐어링 보험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했다"며 "하지만 고성능차 경우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보험료를 별도로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