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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 충칭공장을 3000억원에 팔았다. 베이징1공장을 매각한 지 약 2년 만에 중국 생산법인 추가 매각이다.
현대차는 본격적인 현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며 기아와 함께 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아세안시장으로 거점을 확대 개편하고 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에 충칭공장을 16억2000만위안(약 2990억원)에 팔았다.
현대차는 연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충칭공장을 매각해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지 사업 재편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국 충칭 공장을 포함해 한 때 5개 공장을 운영하며 연 250만대 이상을 생산했고 판매량도 연 180만대(2016년)에 달했을 만큼 영역을 넓혔지만 현지 브랜드의 급부상과 자국 업체 혜택 강화 등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줄었다.
지난해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은 1.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연산 30만대 생산 규모의 창저우 공장도 연내 정리할 것으로 전해진다. 예정대로 해당 공장이 다 팔리면 한 때 5개까지 확대됐던 현대차 중국 현지 공장 중 베이징2공장과 베이징3공장 2곳만 남게 된다.
앞서 현대차는 전쟁 여파로 2년 가까이 가동을 멈춘 장부가액 2873억원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에 단돈 1만루블(약 14만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생산 거점 재편을 통한 글로벌 전략 재조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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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거나 판매 부진이 이어진 러시아와 중국 공장 등을 팔며 새롭게 집중하고 있는 곳은 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태국 등 아세안시장이다.
최근 현대차는 기아와 함께 이 지역에 공장 인수 및 설립, 판매법인 신설 등 대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는 2022년 일본을 넘어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며 현대차그룹에게도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현대차 인도법인 설립 이후 1998년부터 첸나이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9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에는 연산 13만대인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도 사들이며 현지시장 의 영역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에 약 700억 루피(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일본차 텃밭으로 불린 인도네시아도 현대차그룹이 공을 들이는 곳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 인도네시아 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증산을 위한 설비 공사를 실시했다.
현지 전기차 생산 모델을 2종으로 확대하기 위함이다. 인도네시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까지 있어 전기차 맞춤형 전략적 요충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밖에 지난해 싱가포르에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핵심 시설 중 하나인 글로벌혁신센터(HMGICS)가 들어섰고 태국서는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