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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비대면 쇼핑이 확산되며 급격한 성장을 겪은 물류센터 시장이 엔데믹과 고금리를 동시에 겪으며 부진에 빠졌다. 신규 공급에는 제동이 걸렸고 인허가를 받은 대다수의 물류센터가 착공에 이르지 못하고 멈춘 상태다. 물류센터 공급은 올해부터 감소세로 전환돼 2025년부터는 공실 문제가 해소된 물량만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31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C&W)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1조7000억원의 물류센터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해 총 거래 규모는 4조8000원이다.
반기별 거래 규모 2조원을 돌파한 2020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미만의 거래가 성사됐다. 다수의 물류센터 매각이 시도됐으나 거래 지연 혹은 매각 철회로 인해 거래 종결로 이어진 사례는 적었다. 올 상반기에는 석남 혁신 물류센터(29만9252㎡)와 로지포트 오산 물류센터(3만9227㎡) 등 일부 물류센터의 거래 종결이 예정돼 있지만 당분간 2조원 대의 반기별 거래 규모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거래 규모를 기록한 물류센터는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위치한 양지유통업무설비 공동집배송센터다. 지난해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화자산운용으로부터 4670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쿠팡과 2022년부터 2033년까지 장기 마스터 리스 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약 260만㎡의 신규 공급과 더불어 한 해 동안 580만㎡의 물류센터가 공급됐다. 하반기에는 전통적인 물류 공급 지역인 동부권에서 약 101만㎡가 공급되며 공급 강세를 견인했다. 대형 물류센터가 없던 성남시에도 분당 야탑 물류센터(7만547㎡)가 완공됐다.
동부권 외에도 안양, 파주, 남양주 등 물류센터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주거·상업 중심의 도시에 신규 물류센터가 들어섰다. 올 상반기에도 김포 구래동, 인천 남동구 등 입지적 차별성을 가진 지역 물류센터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공급된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는 인천 서구 석남동에 위치한 석남 혁신 물류센터로 쿠팡이 상온 면적 대부분을 임차 중이다. 인천 북항 배후 단지에는 해당 물류센터를 포함해 5개의 물류센터가 신규 공급됐다. 추가로 2개의 물류센터가 오는 상반기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580만㎡에 달하는 93개의 물류센터가 완공됐지만 인허가를 완료한 물류센터는 전년 대비 36% 감소한 95개에 머물렀다. 95개의 신규 인허가 물류센터 전부 지난해 안에 착공에 돌입하지 못했다. 2021년과 2022년의 경우 해당 연도에 인허가를 받은 물류센터(건수 기준) 가운데 각각 33%, 17%가 동일 연도에 공사에 착수한 것을 감안했을 때 신규 물류센터 공급 속도가 지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진우 C&W 리서치팀장은 "올해에는 2022년 이전에 계획된 물류센터 약 400만㎡의 공급이 예상된다"며 "2025년 이후에는 예비 임차사를 확보함으로써 공실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한 물류센터와 일부 공사 지연 물량을 위주로 극히 제한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