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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인공지능) 열풍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AI 열풍은 금융권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판도를 바꿔 가는 모양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선도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적으로 금융 분야에 AI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제2의 아시아 금융 허브로 떠오른 싱가포르가 글로벌 디지털 금융 전환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 싱가포르… AI 리더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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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인텔이 선정한 아태지역 AI 성숙도 1위 국가다. 인텔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4 IC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성숙도' 리서치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아태지역 8개국 중 유일한 4단계(리더)로 선정됐다.
AI 성숙도는 ▲기업 ▲정부 ▲사회·경제적 준비상태라는 세 가지 주요 측면에서 평가됐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1단계(탐색 단계), 인도와 대만이 2단계(AI 실무)로 평가됐다. 한국과 호주, 일본은 3단계(AI 혁신)를 받았다.
싱가포르가 선정된 4단계는 AI와 데이터 우선 지원 문화가 존재하고 이를 확장해 중장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단계다. 기업도 경영진의 리더십과 확립된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AI 혁신에 역동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싱가포르가 아태지역 AI 강국이 된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 허브 중 하나인 영향이 크다. 데이터센터는 AI와 클라우드 플랫폼, 데이터 서비스 등 디지털 경제 개발에 중요한 요소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구글과 AWS,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70개 이상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구글이 50억달러를 투자한 데이터센터가 완공됐고 AWS는 88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달 '그린 데이터센터 로드맵'을 발표하며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구축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로드맵의 단기목표는 최고 300메가와트(MW)의 추가 전력 용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장기적 목표는 친환경 에너지 도입과 혁신 연구 개발을 통해 데이터 센터 용량을 확대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현재 데이터 센터의 시설을 개선하고 서버 운영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업계와 최종 사용자가 최신 기술을 이용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와 암모니아 등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원을 도입에도 나선다.
김문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싱가포르는 아시아 지역 내 데이터센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며 "2% 이하 양호한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저케이블 연결성과 안정적 전력, 친기업정책 등으로 싱가포르 내 데이터센터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MAS, 금융감독에 AI 접목… 구글클라우드와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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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적으로 AI를 접목한 디지털 금융 전환에도 앞장서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다양한 금융감독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 MAS는 구글 클라우드와 대화형 AI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구글클라우드와 협업해 다양한 금융감독 분야에서 PoC(기술검증)과 실용 앱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AI 플랫폼을 만들고 싱가포르의 공공부문 기관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MAS는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을 통해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위한 기능과 운영의 사용 사례를 탐색할 수 있다"며 "정보보안과 데이터, AI모델 거버넌스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 기능과 운영을 위한 최첨단 AI 제품 테스트 베드에 협력할 것"이라며 "책임 있는 생성형 AI와 심층 AI 스킬셋 같은 분야에서 내부 기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AI 성장… '디지털 금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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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지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AI의 성장은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AI 관련 지출 비용은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28.9%씩 증가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총 90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기술 인프라 측면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도 개방형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AI가 발전함에 따라 변화하는 워크로드 요구사항에 맞게 컴퓨팅 플랫폼의 개방성, 유연성, 확장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AI 도입도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대부분의 글로벌 금융사들은 AI를 업무 자동화와 리스크 관리 등 핵심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발표된 엔비디아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중 약 80%가 AI를 단순 업무에 접목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사 중 51%가 '향후 AI의 중요성이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석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엔비디아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는 PoC같은 초기 AI 도입 단계를 넘어 업무 자동화와 자금세탁방지(AML) 등 내부 핵심 업무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용 절감과 이윤 창출과 같은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향후 국내외 금융사의 AI 도입과 성과 제고 움직임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위해 개인정보 보안 데이터 이슈 대응과 인력 확보, 온프레미스(기업자체구축형)와 같은 금융 적합 IT 인프라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