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리플(XRP) 설명. /사진=김은옥 기자

리플랩스(이하 리플)의 암호화폐 리플(XRP)이 캐나다에서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 상장되며 제도권 금융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도 진출한 리플의 '투트랙 전략'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1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자산운용사 퍼포즈 인베스트먼츠(Purpose Investments)는 18일(현지시각) XRP 현물 ETF 'Purpose XRP ETF'를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 상장한다. 해당 상품은 순수 XRP 현물 기반 ETF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은 세 번째 가상자산 현물 ETF다.


리플은 지난해 12월17일 'RLUSD'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XRP와 RLUSD는 구조적으로는 독립된 사업이지만 리플 생태계 확장을 위한 양대 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LUSD는 미국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의 정식 인가를 받아 출시된 스테이블코인이다. 1달러에 연동된 고정가치형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와 정산 등 실사용 중심 자산으로 사용된다.

XRP는 리플이 발행한 송금용 암호화폐다. 서로 다른 법정 통화 간 실시간 환전 및 송금에 사용되는 대표적 브릿지 통화로 수수료가 저렴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은 XRP 최근 6개월 가격 추이. /사진=김은옥 기자

XRP와 RLUSD는 별개의 기술이지만 리플 생태계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 리플은 자사 글로벌 송금망인 리플 페이먼트(Ripple Payments) 내에서 XRP와 RLUSD를 동시에 통합 운용하며 결제 구조상 상황에 따라 두 자산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고정가치 자산이 필요한 거래에서는 RLUSD를, 빠른 환율 교환과 낮은 유동성을 가진 통화 간 송금에서는 XRP를 브릿지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RLUSD가 결제 수단의 안정성을 제공한다면 XRP는 거래소 간 교차 송금이나 국경 간 실시간 결제에서 경쟁력을 갖는 구조다.

리플은 이처럼 두 자산을 '투트랙'으로 구성해 민간 암호화폐 XRP와 제도권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병행 운영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장도 XRP와 RLUSD가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며 리플 생태계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XRP 현물 ETF 승인으로 XRP는 기존 약점이었던 제도권 위상 역시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RLUSD 역시 지난 4월 말 신규 발행이 중단되며 수요 둔화 우려가 나왔지만 지난 13일 발행이 재개되며 실사용 비중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플도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했다"며 "RLUSD는 XRP와 마찬가지로 편리한 송금과 결제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신상희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진전되며 이를 활용해 국가 간 지급결제 서비스를 개선하고 혁신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 XRP 발행사인 리플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RLUSD를 발표하며 국가 간 지급결제 분야의 영향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