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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운데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유해 도서로 지정해 폐기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점도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공개한 경기도교육청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학교 도서관에서는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란 명목으로 2528권이 폐기 처리됐다. 폐기된 책 목록에는 한강 '채식주의자'도 포함됐다.
이에 논란이 확산되자 도교육청은 "일부 단체가 학교에 무분별하게 공문을 보내 성교육 도서 폐기를 요구한 것"이라며 "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을 단순 조사한 것이지 폐기하라는 지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한 누리꾼은 국민신문고에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조속히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다시 배치하고, 청소년들의 권장 도서로 지정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민원을 도교육청에 제기했다.
한강 작가는 2016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되기도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 시기 정권에 비판적 혹은 견해를 달리한 문화·예술인을 억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명단이다. 한강 작가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소년이 온다'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에서 배제됐다.
강 의원은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을 탄 한강 작가는 2016년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되었던 작가였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면서 "문화는 행정과 정치가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되는 영역으로 국가 예산, 국가 유산에 (정권과 뜻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꼬리표를 달아선 안 된다"고 전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