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이 전 세계 주요 도시 상권 중 9번째로 높은 임대료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명동거리에서 진행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인파가 몰린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중구 명동이 전 세계 주요 도시 상권 중 9번째로 높은 임대료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명동거리에서 진행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인파가 몰린 모습. /사진=뉴스1

서울 명동이 지난해에 이어 전 세계 주요 도시 상권 중 9번째로 높은 임대료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 임대료 상승률은 북미·유럽보다 낮은 3%대를 기록했고 상가 공실이 대부분 해소됐다.

22일 글로벌 부동산서비스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가 전 세계 138개 주요 도시의 상권 임대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명동의 연평균 임대료는 ㎡당 1031만9652원으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했고 연 임대료 상승률은 3.0%다.


1위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네 상권으로 임대료는 지난해보다 11% 상승한 ㎡당 3070만3966원이다. 유럽이 임대료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테일러(소매상)들의 수요 지속과 유로화 가치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임대료 1위였던 미국 뉴욕의 어퍼5 번가 상권은 지난해와 동일한 ㎡당 2999만8989원의 임대료를 기록했고 순위는 2위로 하락했다. 3위는 영국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당 2642만9110원)로 지난해보다 13% 상승했다.

이어 홍콩 침사추이(㎡당 2410만4188원)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당 1922만9352원) 일본 도쿄 긴자(㎡당 1778만9401원) 순으로 나타났다. 도쿄는 지난해보다 임대료가 25% 치솟아 전 세계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조사 대상 138개 지역 중 전년보다 임대료가 오른 곳은 총 79곳으로 전 세계 57% 지역이 임대료를 올렸다. 이중 북미(8.5%)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유럽(3.5%) 아시아·태평양(3.1%) 순이었다.

'고객 경험' 중심 오프라인 매장 증가에 공실률 하락한 명동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을 확대하며 공실률 하락을 보였다. 사진은 4일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상품을 구경하는 모습. /사진=뉴스1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을 확대하며 공실률 하락을 보였다. 사진은 4일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상품을 구경하는 모습. /사진=뉴스1

로버트 트래버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리테일 부문 책임자는 임대료 상승의 원인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들었다.

그는 "모든 브랜드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상위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두 배로 확대했다"면서 "쇼핑 경험과 제품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다각화가 구매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고객과 연결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면서 "공실률이 매우 낮게 유지되는 것은 리테일러가 공간 확보를 위해 기꺼이 임대료를 지불하는 행위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코로나19 여파가 있던 2022년 1분기 42.01%를 기록한 후 지난해 1분기 21.53%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공실률은 1.79%에 그쳤고 2분기와 3분기에 공실률 2.39%를 기록해 한 자릿수로 대폭 감소했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본부 전무는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여러 플래그십(주력) 매장의 오픈으로 공실이 해소됐고 임대료도 완만한 성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화장품 점포를 확대하며 활력을 띄고 있다. 최근 소형 공실 역시 화장품, 잡화점 등으로 채워지며 많은 수의 신규 점포가 들어섰다.

현재 중구는 명동 거리에 건물 LED 전광판 16개와 거리 미디어 기기를 설치해 '명동 스퀘어'를 만들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이 체험형 매장과 고객 경험, 볼거리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