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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스1 |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간병인을 구한다며 여성을 유인해 이틀간 펜션에서 감금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남성이 실제 범행을 위해 올린 구인 공고가 공개됐다.
경기 가평경찰서는 납치·감금 등의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30대 여성 B 씨를 차에 태워 납치한 뒤 가평군의 한 펜션에 이틀간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납치 이틀 뒤인 11일 새벽 "B 씨가 범죄 피해를 입은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같은 날 오전 5시께 가평군 청평면에 주차된 차 안에서 A 씨를 검거했다. 납치됐던 B 씨도 차 안에서 구조됐는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앱을 통해 '하반신 마비인 여동생의 간병인을 구한다'는 A 씨의 글을 보고 연락했다가 납치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A 씨에게 하반신 마비의 여동생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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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
이날 A 씨의 범행이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온라인상에는 지난 9일 한 포털 사이트 카페에 올라온 글이 확산했다. 글쓴이 C 씨는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란 제목으로 당근 앱에 올라온 구인 공고를 갈무리해 올렸다. 해당 공고는 A 씨가 범행을 위해 실제로 올린 글이었다.
공고에는 "하반신마비 여자아이를 간호해 주실 분을 구한다"며 △ 근무지 가평 △ 출퇴근 픽업 가능 △ 근무시간 22:00~10:00 △ 60만원 당일 지급 등의 조건이 나열돼 있었다.
공고에는 또 "인원이 갑자기 펑크 나서 급구한다"며 "하는 일은 많이 없고 (아이와) 대화 나눠주면서 놀다가 취침 준비하고 일어나서 청소 및 아침 식사 준비 정도 해주면 된다. 중간중간 화장실 동행도 해줘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나이가 어리고 겁이 많은 친구라 비슷한 나이, 동성 우대한다. 프로필 사진 본인 사진으로 변경 후 지원해달라"는 조건도 붙었다.
C 씨는 해당 공고에 대해 "밤새야 하는 일이지만 60만 원 지리네. 지원해 볼까"라고 썼다.
C 씨의 글에 카페 회원 D 씨는 댓글로 "찝찝하다. 무섭고 가평이라 도망도 못 가고 오버다"라며 C 씨의 지원을 만류했다. 이에 C 씨는 공감하며 "맞네. 지원 안 해야겠다"고 답했다.
이후 해당 공고가 A 씨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뒤 D 씨의 댓글에는 "가평이라 도망도 못 간다는 거 선견지명 오졌다", "네가 사람 하나 살렸다" 등의 대댓글이 이어졌다.
C 씨의 글이 확산하면서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지원자가 24명이나 됐다니 정말 공포다", "비슷한 나이 구한다는 게 너무 소름이다", "프로필 사진 본인 사진으로 하라는 것만 봐도 이상한데. 소름이 쫙 끼친다", "건당 60만원이 너무 이상하잖아. 60 준다는데 전문간병인이 안 구해질 리가 없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