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다음달 경기 전망이 3년 연속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다. / 사진=뉴시스 김종택 기자 /사진=김종택
기업들의 다음달 경기 전망이 3년 연속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다. / 사진=뉴시스 김종택 기자 /사진=김종택

국내 기업들의 다음달 경기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정적인 경기 전망은 3년째 지속 중이며 이는 역대 최장기 부진에 해당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3월 BSI 전망치는 90.8을 기록하면서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고 20일 밝혔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3년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며 지난달에 이어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을 경신했다.

3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95.1)과 비제조업(86.3)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BSI(95.1)은 2024년 4월(98.4)부터 1년 연속, 비제조업 BSI(86.3)는 올 들어 3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서는 ▲반도체 장비 등이 포함된 일반ˑ정밀기계 및 장비(110.5)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05.6)가 긍정 전망을 보이며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금속 소재 및 제품(108.3) 또한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


반면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3.3)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8.2)▲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9.7) ▲식음료 및 담배(94.7) ▲석유정제 및 화학(96.3)은 기준선 아래를 맴돌았다. 의약품 등 나머지 2개 업종은 기준선 100에 걸쳤다.

한경협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9.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8.2) 등을 중심으로 부정적 심리가 우세했다고 밝혔다. 특히 철강이 포함된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은 2024년 6월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하고 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은 정보통신(66.7)을 비롯해 ▲전기·가스·수도(70.6) ▲운수 및 창고(73.9) ▲건설(81.0) 등의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도·소매 등 나머지 3개 업종은 기준선(100.0)에 걸쳤다. 특히 건설 BSI는 2022년 9월(102.7) 이후 2년 6개월 연속 부진했다.

한경협은 "건설투자 침체 장기화는 소비심리 위축과 맞물리면서 국내 내수시장의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3월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수출·투자의 트리플 악화는 작년 7월 이후 9개월 연속 지속 중이다.

2월 BSI 실적치는 91.1로 조사됐다. 실적치 역시 2022년 2월(91.5)부터 3년1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1~3월 BSI 전망치를 1분기 기준으로 전환한 후 이를 과거 1분기 BSI 전망치와 비교해 보면 올해 1분기 BSI 전망치는 87.5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64.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소비·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물가 불안,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내수·수출의 이중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범위 확대(대기업 포함) 등 국내 투자를 촉진하는 내수 진작책과 함께 관세 등 통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민관 공동 협력 체계를 긴밀히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