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오는 26일(현지 시각)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엔비디아가 오는 26일(현지 시각)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스닥 지수가 하루새(현지 시각 24일 기준) 1.2% 하락하는 등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업황을 나타내는 중요한 시장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4.15달러(3.09%) 내린 130.28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지난 21일에도 5.68달러(4.05%) 급락하며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월 딥시크 여파로 급락했던 주가가 최근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AI 열풍과 함께 지난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엔비디아는 171.17% 급등했지만 올해 들어 AI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며 엔비디아 주가도 상승폭을 축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달 27일 중국산 저가형 AI 딥시크가 공개된 직후에는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만에 16.97% 급락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2.99% 하락했다.
사진은 최근 6개월 엔비디아 주가 흐름. /그래픽=김은옥 기자
사진은 최근 6개월 엔비디아 주가 흐름. /그래픽=김은옥 기자

엔비디아는 오는 26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실적 발표에 앞서 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엔비디아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3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된 4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엔비디아가 제시한 4분기 예상 매출액은 375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 정도 증가한 수치다. 매출 총이익률은 73.5%를 제시했다.

3분기 실적 발표 당일 엔비디아 주가는 장 중 0.76%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3.69% 떨어진 만큼 4분기 실적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엔비디아의 4분기 매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380억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73% 높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블랙웰 GB200 시리즈의 매출이 반영된 만큼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의 구체적인 매출 성과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블랙웰 매출을 90억 달러(12조9000억원)로 예상했다.

블랙웰은 최근 내부 결함으로 공급 지연 문제를 겪었는데 이번 실적 발표에서 어떤 대책과 전망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딥시크가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언급할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이번 4분기 실적이 조정을 겪더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속되는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엔비디아 실적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 하락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칩메이커로서의 우월함 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구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성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고객사는 빅테크 기업 뿐 아니라 중소형 AI 업체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B2B(기업 대 기업) 수요가 증가하며 고성능 서버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