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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더블린에 세워진 여성 동상 '몰리 말론'의 가슴 부분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로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동상 표면이 변색했다. 결국 더블린 시의회는 동상을 만지지 못하게 특단의 조처를 내릴 예정이다.
지난 3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더블린 시의회는 "관광객들이 '몰리 말론' 동상의 가슴만 더듬는다는 시민들의 불만을 접수했다"며 "관광객이 동상에 접근하는 걸 막겠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동상 옆에 직원들을 배치해 관광객들이 동상을 만지지 못하게 막을 예정이다. 또 변색한 가슴 부위 표면을 다시 복원할 계획이다.
더블린 시내의 세인트 앤드루스 거리에 있는 몰리 말론 동상은 37년 전 더블린 거리에서 수레를 끌며 생선을 파는 소녀 '몰리 말론'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몰리 말론은 영국의 식민 통치받던 시절 아일랜드 노동 계급자의 비극적인 삶을 상징한다.
1988년 세워진 이 동상은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관광객들은 동상의 가슴에 손을 댄 채 사진을 찍거나 여행 가이드가 단체 관광객들을 이끌고 와 가슴을 만지게 했다.
이와 관련해 동상이 더 존중받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여온 트리니티 대학생 틸리 크립웰은 시의회의 직원 배치' 대처에 "상당히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인 대책"이라고 비판했고, 복원 작업에 대해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동상 가슴을 만지는 건 역겨운 행동이다. 어린 세대에게 나쁜 본보기를 남기는 것"이라며 "몰리 말론은 이미 성폭행당했다. 그녀의 가슴이 변색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예전 동상과 같지 않다. 그녀의 가슴이 다른 부분과 다른 색이 되지 않도록 전체적으로 보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