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 역사상 최초로 미국인이 교황이 되자 일부 이탈리아인들이 놀란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지난 8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인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이탈리아인들이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미국인이 교황이 되자 경악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마 교황청이 새롭게 선택한 교황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이다. WSJ은 새로운 교황 탄생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지만 일부는 오랫동안 금기였던 미국인 교황 탄생에 경악했다고 보도했다.


로마의 대학생 안토이오 나탈레는 "솔직히 말해 나는 이탈리아 사람을 바랐다"며 "미국인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인 로마 유학생 파울라 라마스 페르난데스는 "새로운 교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판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인 것은 다소 의외"라고 밝혔다.

그동안 가톨릭 교계에서 미국인 교황은 금기였다. 미국은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이미 세계 패권국이기 때문에 교황직까지 미국인에게 돌아갈 경우 가톨릭교회가 특정 국가 영향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레오 14세 교황은 금기를 깼다. 이는 그가 교황청의 진보파와 보수파 모두를 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오 14세 교황에 대해 미국 신앙 기반 싱크태크인 액튼 연구소 명예 회장 로버트 시리코 신부는 "그는 진보주의자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고, 보수주의자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가 당선된 원인은 교계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