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산=뉴스1) 안은나 기자,김민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캐스팅보트인 충청권 공략에 나선 25일 각각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거리와 서산시 중앙통 로데오거리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5.5.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천안·서산=뉴스1) 안은나 기자,김민지 기자

6·3 대통령 선거가 '전직 경기도지사' 출신 두 후보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된 가운데 대선을 8일 앞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나란히 정치적 기반인 경기 남부 지역을 찾았다. 전날 충청권을 돌며 중원 민심 확보에 나섰던 두 후보는 이날 각자의 연고지를 찾아 수도권 중도층 공략에 집중했다.

두 후보는 저마다 자신이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구할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표심 쟁탈전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12.3 비상계엄 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내란 세력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실용적 국정 운영 능력을 내세우며 '유능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방탄 독재를 막겠다"며 이 후보를 정조준했고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성과를 상세히 소개하며 자신을 '경제 대통령'으로 내세웠다.

이 "내란 세력 복귀 막고 실용 외교로 국정 안정"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6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을 찾아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를 찾아 수원, 용인, 남양주 등지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일정 전반에 걸쳐 외교안보와 정치개혁을 중심으로 '국정 안정론'을 강조하며 통합 메시지를 던졌고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실용주의 기조도 부각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은 실용 외교로 관리하고 정치 군인의 위헌 쿠데타 시도는 문민 통제로 단호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 분야를 주제로한 3차 대선 후보 TV 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실용주의적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유세 내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정조준했다. 용인 유세에서는 "대통령은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며 지난해 계엄령 논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김문수 후보를 향해 "윤석열의 아바타"라고 지칭하며 내란 세력의 위험성을 부각시켰다. 최근 보수층 결집으로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내란 심판론'에 다시 불을 붙이며 결집 효과를 노리는 행보로 해석된다.

수원 영동시장 입구에서 열린 유세에선 "우리 자녀들의 미래와 인생을 위해서도 윤석열의 귀환, 내란 세력의 복권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내란 세력들이 선거에서 승리해 돌아오는 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여러분의 안정적인 삶도 끝장"이라고 주장했다.


2030세대 공략에도 집중했다. 대선 출마 이후 처음으로 대학 캠퍼스를 찾은 이 후보는 이날 두 곳의 대학을 방문하며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혔다. 청년층은 무당층과 부동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캐스팅보트'로 평가되는 핵심 유권자층이다.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 자리에서 이 후보는 청년 주거 문제와 생활 안정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지자체, 정부의 공적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청년들을 위한 공공주택,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 학교의 잔여 부지나 유휴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공공기숙사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 문제와 관련해선 "취업 전까지 지자체가 이자를 부담해주는 선진국 방식을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행정 경험과 실용적 국정 운영 능력을 부각하며 '유능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예산 절감과 민원 해결 사례를 언급하며 "이제 실력을 증명한, 유능하고 국민에게 충성하는 충직한 대통령감인 이재명을 통해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들어보지 않겠나"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이재명 집권 땐 독재 시작… 경제 살릴 사람은 나"

최근 보수층 결집으로 지지율에 탄력을 받고 있는 김 후보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를 찾아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사진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6일 오후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갤러리 광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사진=뉴스1

최근 보수층 결집으로 지지율에 탄력을 받고 있는 김 후보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를 찾아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안성, 평택, 오산, 용인시를 순회하며 수도권 표심 확보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유세 내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에둘러 비판하며 '청렴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안성 유세에서는 공직자의 도덕성을 거론하며 이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경기도 뿐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일을 했지만 비리로 재판 받는다는 소리를 들어봤냐"며 "저는 두려울 게 없다. 공무원은 깨끗해야 한다. 청렴하면 영원히 살 것이고 부패하면 바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이 탐욕을 부리면, 더러워지면 온 나라가 썩고 국민이 고달파진다"며 "여러분의 깨끗한 한표 한표가 부패한 공무원을 완전히 깨끗하게 청산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부패한 나라에서 깨끗한 나라로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가 집권할 경우 독재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안성 유세를 마친 뒤 김 후보는 "본인(이재명 후보)이 살기 위해 대법관을 다 탄핵하고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다 탄핵한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다 내란 정당이라고 한다"며 "앞으로는 국회의원들까지도 탄핵하자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히틀러 독재라든지 많은 공산 독재를 연구했는데 이런 독재는 없었다"며 "법이나 검찰이나 모든 것을 자기 혼자 살기 위해서 파괴하고 짓밟는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자신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이룬 성과를 강조하며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도 집중했다. 용인 유세 연단에 오른 김 후보는 "제가 평택에 120만평 규모의 반도체 단지를 조성했는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그보다 더 좋다"며 "SK, 삼성 다 들어오니 여러분은 정말 대박 터진 것"이라고 말하며 표심을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