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앞으로 불펜이 더 강해져야 한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뎁스, 즉 선수층 강화를 강조했다. 선수층이 풍부해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줄어야 지속적인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런 기조 아래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박진만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고, 경험치를 쌓은 여러 선수가 성장해 삼성의 주축 멤버로 거듭났다. 현재 삼성의 내야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현, 김영웅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민은 있다. 바로 불펜진이다.
박 감독은 "야수 쪽에서는 뎁스가 조금씩 두꺼워지는 것 같은데 불펜이 고민이다.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야 한다. 필승조가 있지만 이 투수들이 매번 연투를 할 수는 없지 않나. 필승조가 나가지 못할 때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투수들이 더 많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삼성의 약점 중 하나가 바로 불펜이다. 삼성 불펜 평균자책점은 4.37로 리그 6위다. 마냥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만족할 만한 수치도 아니다.
정규 시즌, 그리고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은 공통적으로 마운드가 강했다. 특히 마운드 소모가 큰 가을야구 특성상 경기 후반을 잘 지킬 수 있는 불펜진을 보유한 팀이 대부분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은 이런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올 시즌도 삼성 불펜 사정이 썩 좋지 않다. 베테랑 오승환은 2군에서 재정비 중이고, 프리에이전트(FA)로 데려온 김재윤은 올해 들어 실점률이 부쩍 늘면서 ERA가 7.59까지 나빠졌다. 마무리 역할을 해줘야 할 두 투수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뒷문 강화라는 고민과 마주해야 했다.

변수와 마주한 삼성은 불펜진을 재편했다. 프로 3년 차 이호성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젊은 패기로 경험 부족을 메워주길 바랐다. 아직은 기복이 있지만 그래도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이호성과 함께 신인 배찬승, 그리고 베테랑 김태훈과 백정현이 필승조를 맡는다. 모두 불펜 중에 폼이 좋은 투수들이다.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다.
부침을 겪고 있는 김재윤은 추격조로 이동했다.
박 감독은 "재윤이가 구위는 많이 올라왔는데 실점하는 경기가 늘다 보니 위축돼 있다. 추격조에서 던지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재윤은 이승민, 임창민, 황동재와 추격조로 나선다.
오승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2군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오승환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으면 언제든 콜업할 계획이다.
모든 투수가 필승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불펜을 만드는 게 박 감독의 희망 사항이다. 일단 수년간 뒷문을 책임진 오승환과 김재윤의 몸 상태가 올라오는 게 급선무다.
박 감독은 "필승조에 오른손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윤이나 승환이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