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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가 3%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관세와 중국 수출 규제 불확실 속 엔비디아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나스닥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3.25% 오른 139.19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장 중 최고 6.44% 오르며 143.49달러를 터치해 14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3조3940억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4090억달러)의 뒤를 바짝 쫓았다. 장 중 한때 3조4900억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것은 지난 28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이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40억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 기대치이던 매출액 432억8000만달러, EPS 0.88달러를 모두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액이 391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그 외에도 ▲게이밍(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 ▲자동차(72%) ▲전문 시각화(19%) 등 전 사업 부문 실적이 고루 성장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AI 칩 수요의 강세와 함께 엔비디아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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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실적과 함께 엔비디아가 발표한 올해 2분기 매출 전망은 450억달러로 시장 기대치(459억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이는 중국 수출제한 조치로 인한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칩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2022년부터 실시된 H100칩과 지난해부터 시작된 H800·A800칩 수출제한에 이어 H20칩까지 제한된 것이다.
H20칩 수출제한 조치로 인해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엔비디아는 H20칩 재고 및 기존 중국 수주 계약과 관련해 약 45억달러의 일회성 비용 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25억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에만 약 70억달러의 직·간접적인 손실에 이어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에는 그 규모가 80억달러 손실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엔비디아의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용 고성능 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최신형 AI칩 블랙웰의 매출 증가가 이어지며 실적도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협력을 통해 중국 수출 규제로 인한 매출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매출이 제외된 점은 아쉽지만 추론 중심 AI 수요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스템 공급 제약이 지속되며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블랙웰 매출 비중도 70%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주도주로서 중장기 성장 동력이 유효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와 규제라는 불확실성에서도 엔비디아는 견조한 AI 수요와 블랙웰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블랙웰 공급 개시와 함께 전 분기 대비 매출 이익률도 개선되고 있고 방향성도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불확실성 해소 시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